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대중화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 99년 우리나라에 개념이 처음 도입된 CRM은 정보기술(IT) 경기한파속에 수요가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들어 체감경기가 상승하면서 CRM도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통신·금융·유통·신용카드 등 21세기 맞춤형 고객마케팅에 승부를 거는 업계를 중심으로 CRM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CRM에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관리서비스(SMS), 콜센터(CTI), 단문메시징서비스(SMS) 등 첨단 솔루션이 융합됨으로써 21세기 고객맞춤형의 전형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SK(주)와 SK텔레콤이 운용하는 OK캐쉬백서비스(http://www.okcashbag.com)는 최근 인스턴트 식품 체인점인 켄터키후라이드치킨과 함께 CRM의 유용성을 가늠케하는 행사를 가졌다. 전국 켄터키후라이드치킨 매장으로부터 반경 2㎞ 안에 있는 OK캐쉬백카드 소지자 중에서 켄터키후라이드치킨에 세번 이상 들렀던 고객을 대상으로 식품구매 가격을 3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
그 결과 총 20만건의 단문메시지가 전송돼 무려 17만여명이 켄터키후라이드치킨을 찾아 30% 저렴한 가격에 햄버거와 치킨을 구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CRM 기반 맞춤형 마케팅은 대형 백화점, 신용카드사, 홈쇼핑 등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채택되는 추세다. 심지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등 승용차 메이커들도 사내 마케팅조직에 CRM팀을 신설하고 고객데이터 관리체계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은 앞으로 CRM 기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의 승용차 정비·상담·출고 정보와 구매성향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1대1 마케팅을 실현, 판매증대의 척도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조사분석기관인 IDC는 CRM 세계시장이 오는 2006년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피터미디어메트릭스의 경우에는 더욱 긍정적이어서 2001년 97억달러 수준이었던 미국기업들의 CRM 투자규모가 2006년 165억달러대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올해를 기점으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1대1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CRM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며 “기업간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한 신용카드, 홈쇼핑,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