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디지털TV·IMT2000 등 디지털가전 및 정보통신에 사용되는 핵심기술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동영상(MPEG) 국제표준 분야에서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7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MPEG 기술의 약 20%에 해당하는 55개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시켜 막대한 금액의 로열티 수입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MPEG 국제표준화 회의를 주도하는 등 세계 표준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삼성·LG·현대·대우·ETRI 등이 확보한 MPEG2(3개), MPEG4(28개), MPEG7(22개), MPEG21(2개) 등 MPEG관련 총 55개의 국제표준 기술은 그 수와 기술 내용면에서 일본·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는 DVD플레이어에 적용되는 MPEG2 기술료로 지난해까지 1800만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특히 디지털TV 및 위성방송 셋톱박스 세계시장이 확대되면서 MPEG2 기술료 수입이 늘어나고 IMT2000 보급으로 MPEG4의 기술료 수입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2005년에는 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MPEG분야에서의 영향력 확대는 MPEG관련 주요 국제회의의 국내 유치로 연결되고 있다. 기술표준원은 제59차 ISO/IEC JTC1/SC29 워킹그룹11 MPEG 국제표준화 회의를 국내에 유치했다.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 기술표준원은 전세계 27개 참가국 중 가장 많은 100여명의 대표단을 참가시켜 보다 많은 우리기술이 MPEG 국제표준에 반영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제주 MPEG 국제표준화 회의에는 우리나라 산·학·연 대표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AT&T·소니·NTT 등 전세계 27개국에서 300여명의 동영상기술 전문가들이 참가, 자국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해 열띤 기술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자상거래 시스템 등에 이용되는 MPEG7의 5개 규격이 최종안(FDIS) 단계에서 정식 국제표준(IS)으로 채택(총 110여개 기술 중 우리기술 22개 반영)되며 이제 막 시작단계인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전자상거래에 활용되는 MPEG21에 대한 기술위원회안(CD) 마련작업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김동철 기술표준원장은 “이번 국제회의의 국내 개최로 그동안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참여해 온 MPEG 국제표준 활동에 국내 관련기업 및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우리나라는 MPEG 기술의 저변확대와 실용화 기술개발의 촉진으로 멀티미디어 강국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