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피플>과학문화재단 최영환 이사장

 “과학기술의 꽃을 피우기 위한 토양은 바로 과학문화입니다. 따라서 과학문화재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이런 때에 과학문화재단을 이끌어갈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최근 취임한 최영환 과학문화재단 이사장(66)은 오랜 세월 과학기술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해왔지만 이번처럼 가슴 뛰는 경우는 없었다며 과학문화 창달과 확산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이사장은 70년대 ‘국민의 과학화 운동’ 제창 시 과학기술처 조성과장을 지냈으며, 80년대에는 ‘과학기술 주도의 새 시대 전개’란 특별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서 보고하는 등 과학기술 진흥과 풍토 조성을 위한 다각적인 시책을 추진한 바 있다.

 최 이사장은 90년대 후반 들어 종래의 미미하던 과학기술진흥재단이 과학문화재단으로 확대·개편되고, 과학문화사업이 중요 정책사업으로 반영됐으며 사업추진을 위한 재원조달의 법적 근거도 마련되는 등 기본적인 체제와 기반이 조성됐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각각의 시대적 배경에 따라 과학기술 풍토조성사업이 전개돼 나름대로 성과를 거둬 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냉정히 평가해볼 때 매우 성공적이었다거나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하기엔 어렵다”며 변화를 시도할 것을 시사했다.

 최 이사장은 과학문화재단의 사업추진전략과 중점사업에 대해 의중을 밝히면서 우선 과학문화사업의 대상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전국민이 대상이 되겠지만 1차적 중점 대상은 대학 진학층인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 인사가 돼야 한다”며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고 가용 자원의 배분과 관련 정책의 결정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과학문화 창달과 확산을 위해 대중매체를 비롯한 각종 과학시설물·이벤트·시상과 격려·인터넷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시너지효과를 추구할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아무리 대중매체의 종류와 수단이 많더라도 거기에 담을 콘텐츠가 부족하거나 질이 좋지 못하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과학문화재단은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제작해 대중매체에 풍부히 공급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학기술 관련 기사·정보·이벤트를 독자나 시청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과학 기자·시나리오 작가·저술가 등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가칭 ‘과학문화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정보지식의 시대에 걸맞게 글로벌 네트워크인 인터넷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이사장은 “네티즌이 2500만명을 넘어섰고, 머지않아 국민의 절대 다수가 인터넷을 이용하게 될 것을 감안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을 강화하는 한편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인 ‘사이언스올’을 그야말로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종합포털사이트로 적극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과학 문화와 다른 문화간 융합과 조화를 추구하면서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 사고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나가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과학기술계·인문사회계·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가칭 ‘과학과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구성, 서로의 단절을 극복하고 범사회적으로 과학적 가치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약력>

 △55년 경북고 졸업 △62년 경북대 법정대학 졸업 △6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68∼74년 과학기술처 인력계획과장 △80∼85년 과학기술처 정보산업국장·과학기술진흥국장 △85∼87년 과학기술처 기술정책실장·기획관리실장 △88∼90년 과학기술처 차관 △91∼92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95∼99년 한국철도대 학장 △99∼2001년 세종대 과학기술대학원장 △2001∼현 세종사이버대학교 총장 겸 세종대학교 부총장 △현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