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소프트웨어(SW) 종목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원증권이 안철수연구소, 정소프트, 퓨쳐시스템, 시큐어소프트, 어울림정보기술 등 코스닥 등록 및 등록 예정 기업인 11개 보안 SW분야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11개 업체의 시가 총액은 1조5000억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지난해 매출총액은 전년 대비 28.6% 가량 늘어난 161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총 영업이익은 106억원에 불과, 전년보다 오히려 63%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나마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11개 업체 중 안연구소, 정소프트, 하우리 등 3곳에 불과했다. 덩치만 커졌을 뿐 실속은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이처럼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은 기업 및 정부 공공기관에서 보안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시장규모도 커졌지만 시장점유율을 지키려는 상위권 업체와 신규 참여 업체간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가격경쟁이 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안SW 11개 업체의 주가 고평가 주장은 작년 순이익 총계가 104억원인 데 비해 PER는 150배에 달한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원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보안SW의 시장규모 증가폭이 다른 IT산업이나 SW분야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들의 올해 순이익 총계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뛰어오른다 하더라도 PER는 50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경제연구소측은 국내 보안SW의 PER 배수가 부풀려졌다는 평가의 근거로 △해외 주요 보안SW업체들의 낮은 PER △국내 시장 환경에 따른 수익성 하락세 △국내 보안시장 성장의 한계성 등을 꼽고 있다. 특히 해외 주요 보안SW 업체의 올해 추정손익기준 PER가 평균 41.2배인 것과 비교해볼 때 국내 업체의 PER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치열한 국내 시장 경쟁속에서 연평균 40%대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국내 보안SW 시장 규모가 2004년 4300억원대에 이르더라도 해외업체의 시장잠식분 20%를 빼고 남는 국내업체의 몫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공감을 얻고 있다.
이같은 수치와 국제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보안SW 업종의 적정 PER는 30배 정도라는 게 동원증권측의 분석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고평가속에서도 방화벽, 가상사설망(VPN) 등 분야별 유력업체에는 여전히 투자 가치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김희연 선임연구원은 “순이익을 낸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를 한 데 묶어 PER를 낸다면 하위 업체 몇몇은 분명히 실질가치 이상으로 고평가될 소지가 크다”며 “하지만 해외시장 수출, 국내 특정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가진 우량 보안SW주는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