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 DivX 개발한 전설의 프로그래머 제로미 로타 재도권으로

 DivX(동영상압축포맷)를 만들어낸 전설적인 재야 프로그래머가 마침내 제도권의 유혹에 넘어갔다.

 DivX 개발자인 제로미 로타는 조던 그린홀과 공동으로 DivX네트웍스를 설립하고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웨스틴 보나벤처 호텔에서 DivX 5.0의 공식 출시행사를 가졌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다. DivX가 스스로 성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에 공개된 DivX 5.0은 발표 이틀 만에 무려 100만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었다.

 지난 99년말 DivX를 만들어낸 이후 약 2년반 동안 해적판 영화를 즐기던 이들의 열광적인 추앙을 받아오던 그의 변신은 언더그라운드는 물론 반대편의 입장인 영화사들에도 놀라운 일이었다.

 대용량의 비디오클립을 작은 용량의 파일로 압축해 웹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DivX는 영화의 무단 유통을 막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할리우드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DivX네트웍스는 많은 네티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발빠른 DivX 상용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ivX 5.0 프로페셔널 버전을 3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DivX 5.0에 영화의 불법복제를 막아주는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기술을 포함시켜 영화사들과 협의에 들어갔다. DivX네트웍스는 또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자사 기술을 포함시키기 위해 AMD와 협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DivX의 CEO를 맡은 그린홀은 “DRM은 영화사들의 요구로 만든 것이며 그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인 디지털밀의 공동설립자인 벤 소여는 로타의 창업스토리가 프로그래머가 기술을 만들어내고 언더그라운드의 인기를 모은 후 비즈니스 전문가와 손잡고 회사를 차리는 기술 비즈니스의 흔한 유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DivX네트웍스가 MS와의 충돌, 대기업인 리얼네트웍스와의 경쟁, 영화사와의 비즈니스 등 수많은 시장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DivX네트웍스가 DivX10까지만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