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안이 없었다.”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의 짐 박스데일 전 최고경영자(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 반독점 재판 증언에서 MS의 횡포를 지적하며 던진 말이다.
MS와 법무부의 합의안에 반대, 법정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 미국 9개주 및 워싱턴DC 당국측 증인으로 법정에 선 박스데일은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기를 희망하면서도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네티즌이 많다”면서 “익스플로러를 PC에서 제거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MS가 운용체계(OS)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경쟁업체들의 응용 프로그램을 부당하게 막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미 언론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전격 공개된 그의 증언은 패자의 하소연으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그의 이력에 비추어 미 인터넷 업계에 울림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99년 넷스케이프가 타임워너에 합병된 이후 넷스케이프를 떠나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여전히 업계의 중심에 서 있는 데다 AOL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이사회 멤버로 정력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9개 주당국을 비롯한 반MS 진영도 그의 증언으로 입장이 상당히 강화됐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