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급물살`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협상에 채권단이 합류함에 따라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0일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의 이덕훈 행장, 외환은행의 이연수·드로스트 부행장 등 채권단 핵심관계자 6∼7명이 미국 현지에서 진행중인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과 마이크론 사이의 최종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채권단의 협상 참여는 마이크론측이 지난 6일부터 박 사장과 진행중인 예비협상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수정협상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측은 이번 최종 협상에서 ‘쟁점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집중 조율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협상타결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특위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권단의 합류는 양측이 최종 협상 테이블에 앉아 본격적인 담판에 들어간다는 뜻이지,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마이크론은 박 사장과의 협상에서 ‘합의할 만하다(agreeable)’가 아닌 ‘논의할 만하다(discussable)’는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협상에서 양해각서 사인의 가능성도 있지만 주요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므로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그러나 이번주 안으로는 협상의 형태가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최대 쟁점인 비메모리반도체 중심 잔존법인의 투자문제를 포함해 △주식기준 산정일 △주식보호예수기간 설정 △매각 이후 발생할 우발채무부담 문제 등에 관해 집중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이번 최종 협상안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이번주중으로 합의사항을 담은 양해각서를 교환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사회와 채권단 회의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해각서 교환시기는 이달 중순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