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 경찰청에서 구축하고 있는 영상회의시스템 스펙이 제각각이어서 향후 관할이 다른 지방경찰청 및 경찰서간 영상회의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국의 지방경찰청들이 사건공유와 공조수사의 효율화를 위해 영상회의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나 솔루션 개발업체가 서로 달라 호환이 안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어디에서나 경찰청 산하 기관들이 영상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솔루션 개발업체간의 기술협력을 통해 호환이 가능하도록 사전 조정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청에 영상회의시스템을 납품한 업체는 엠씨글로벌·한빛소프트·우암닷컴 등 3∼4개에 달하며 여기에 2∼3개 업체가 추가될 예정이어서 영상회의시스템을 호환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업체의 기술방식 공개와 공동개발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엠씨글로벌(대표 조충희·이호식 http://www.mcglo.com)은 지난해 9월 경찰청에 영상회의시스템(BizMate)을 구축하고, 14개 지방경찰청장 및 경찰대학을 포함한 3개 학교, 경찰청장, 부청장 등 19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 1월 인천지방경찰청과 관내 8개 경찰서에도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 http://www.habitsoft.co.kr)는 지난해 말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서울지역 31개 경찰서간 영상회의시스템 구축업체로 선정됐다. 한빛소프트는 이에 따라 자체 정보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MPEG-4 영상회의시스템’을 서울경찰청과 관할 경찰서에 구축하기로 했다.
우암닷컴(대표 송혜자)도 최근 영상회의솔루션 ‘레이브컴스 프로(RAVCOMS-PRO)’를 경남지방경찰청과 강원지방경찰청에 납품하기로 하고 구축에 들어갔다. 우암닷컴은 올해 말까지 경남·강원지방경찰청내 4곳과 경찰서 61곳에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컴장수와 조이천사 등 전국의 영상회의솔루션 전문업체들은 각 지방경찰청이 추진하고 있는 영상회의시스템 사업에 참여, 각기 다른 기술방식에 의해 개발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각 지역 경찰서까지는 기존 종합정보망이 구축돼 있어 지방경찰청에서 각각 구축하는 영상회의 소프트웨어를 본청에 깔아주면 시스템 연동이 가능하다”며 “일선 파출소의 경우 현재 영상회의에 대한 수요가 없어 문제는 없지만 향후 종합정보망이 확대되면 전국 어디서나 영상회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상회의솔루션 개발업체 관계자는 “영상회의 전문업체들이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방식이 달라 다른 업체가 개발한 시스템과의 호환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며, “지방경찰청의 영상회의는 범죄 공조수사와 업무 효율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체들이 소스를 공개하는 등 기술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