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 관련 2개의 특허를 등록한 엠피맨닷컴(대표 문광수)과 이의 무효를 주장하는 MP3 제조업체 대표자모임인 케이팩(KPAC·회장 우중구)이 9개월여동안 공방을 벌이고 있는 특허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엠피맨닷컴이 디지털웨이와 현원을 상대로 특허권침해 가처분 신청까기 제기해 놓은 ‘MPEG 방식을 이용한 휴대형 음향재생장치 및 방법’의 특허 청구범위를 감축하는 보정청구서를 지난해 11월 특허청에 제출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 청구서에 따르면 엠피맨닷컴은 MPEG 방식을 이용한 휴대형 음향재생장치 및 방법에 관한 특허 전체를 포괄하는 청구 1항을 축소보정하고 종속항인 청구 3항을 삭제, 특허청구의 범위를 좁혀놨다.
일반적으로 특허청구는 특허 전체를 포괄하는 내용을 청구 1항에 담고 청구항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특허의 범위와 내용이 세부화된다.
엠피맨닷컴은 기존 청구 1항에서 ‘MPEG 방식의 음원 데이터의 저장과 복원 재생에 대한 전반적인 동작을 제어하는 제어수단’이라고 명시했던 제어수단의 범위를 ‘MPEG 방식으로 저장된 디지털 음원 데이터를 사람이 청취가능한 음향으로 변환하기 위한 작동을 제어하는 CPU’ 등 6개 항으로 세분화하고 축소했다.
이번에 축소된 제어수단은 엠피맨닷컴이 보유한 MP3 플레이어 관련 특허의 핵심기술이다.
또 청구 4항이 사실상 청구 1항으로 바뀌면서 ‘저장수단에 저장된 임의의 음원 데이터 재생과 저장 및 각종 동작제어에 대한 전반적인 동작을 지시하는 정보선택부’의 내용을 규정한 청구 3항은 삭제됐다.
케이팩의 회원사는 엠피맨닷컴의 특허범위 축소에 대해 “엠피맨닷컴이 특허분쟁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오식 현원 사장은 “일단 기술상으로 특허에 저촉되는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엠피맨닷컴이 사실상 특허를 포기한거나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혁기 디지털웨이 이사는 “특허침해 가처분신청에서 가장 중요한 특허 청구 1항을 축소한 만큼 법원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허를 사실상 포기한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모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 사장은 “축소된 특허범위도 무효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엠피맨닷컴은 이에 대해 “특허항목을 구체화한 것일 뿐 종전과 달라진 것은 전혀없다”는 입장이다. 전춘금 엠피맨닷컴 이사는 “특허의 범위를 축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허의 무효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며 “종전의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