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평균 30%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이동전화단말기는 사실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수출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가전과 컴퓨터 등 정보단말기분야는 국내외 시장의 경기회복 국면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 2월 두달동안 가전제품의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5% 정도 늘었으며 내수 판매량은 무려 30%나 뛰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매달 매출집계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수출과 내수가 지난해보다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외 전반적인 경기회복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워크아웃으로 확대경영에서 수익성경영으로 돌아선 대우전자도 국내외 시장이 지난해보다 확실히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의 수출이 골고루 늘어나지는 않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주로 수출이 확실히 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디지털TV나 에어컨의 수출을 지켜보면 지난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입니다.”
LG전자 국제금융팀장 허성 상무는 해외시장이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산자부 발표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8.6%가 감소했다. 그러나 올 1월에는 6.5% 증가했다. 그러나 2월 들어서는 비록 잠정집계기는 하지만 전년동기대비 10%대의 감소세로 반전돼 경기회복 기대에 일말의 불안감을 던져주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전분야 수출 담당자들은 “수출이 확실히 지난해보다 늘어나고 있는데도 정부집계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와 해외 경기가 동반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전에 비해 컴퓨터는 경기회복 국면이 보다 완연히 나타나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28만대에 불과하던 수출물량이 4분기에는 82만대로 늘어났으며 올해 1, 2월에도 연말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의 경우에는 지난 1월에 작년 1월 수준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초는 PC경기가 최고조일 때다. 다만 2월 들어서는 작년 2월보다 소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업체들의 PC 판매대수를 집계한 업계 PC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에는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24만4000여대의 PC가 판매됐으나 2월에는 구정연휴로 인한 판매일수 감소, PC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에 비해 6만여대 줄어든 22만대 판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PC는 지난해초가 국내외 시장이 가장 최고조일 때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작년실적을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내수 경기회복은 시간문제라고 업계는 여기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