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주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소위 청산가치 미달 종목이 전체의 76.01%인 32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 중 금융업을 제외한 421개 기업(관리종목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첫 번째, 두 번째 고점을 기록했던 94년 11월 15일과 2000년 1월 4일, 그리고 이달 8일 등 3개 시점의 상장 종목을 분석한 결과, 94년 14.89%에 불과했던 청산가치 미달 기업비중이 7년여 만에 76.01%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주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보다 높거나 같아 청산가치를 넘어서는 기업수는 전체 23.99%인 101개 종목에 불과했다.
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주가순자산배율(PBR)은 지난 94년 11월15일 1.9배에서 2000년 1월 4일 1.2배, 이달 8일 현재 1.04배로 계속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현재 정보기술(IT) 관련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PBR 2.82배로 주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 보다높은 최상위권 업종으로 자리를 지켰으며 전기·전자는 1.03배로 청산가치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IT분야 PBR 상위종목으로는 8일 현재 로케트전기가 10.51배로 가장 높았으며 새한미디어,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이 각각 7.22배, 4.02배, 3.24배로 뒤를 이었다. 반면 PBR 하위 20개 종목에는 IT기업이 하나도 들지 않아 IT업종이 비IT분야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PBR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구조조정과 실적 위주의 사업 전개가 바탕이 될 경우 현재의 높은 청산가치 미달기업비중이 주가상승의 또다른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PBR가 1보다 작은 경우 저평가로 단순 대입하기는 힘들지만 모든 종목의 주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를 회복할 경우 산술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 993.32포인트 달성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