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디지털가전이 뜬다

 최근 가전시장의 최대 화두는 바로 ‘디지털’이다. 한때 세계 IT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어냈던 디지털화가 이제 가전업계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해외 선진기업은 물론 LG, 삼성 등 국내 가전업체들도 디지털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가전과 인터넷을 연결한 홈네트워크 제품도 관심을 끌기 시작했으며, 가전업체들에게는 여러가지 기능을 한데 모아 제공함으로써 실용성을 높인 ‘디지털 컨버전스’ 구현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디지털 가전 분야를 주도하는 제품은 디지털TV, DVD플레이어, 디지털캠코더 등이 대표적이며 시장규모는 지난해 디지털TV 약 25만대, DVD플레이어 17만5000대, 디지털 캠코더 15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가전업체들은 디지털냉장고는 물론 전자레인지·TV·VCR 등 정보제공 기능을 지닌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을 속속 선보여 본격적인 디지털 가전 시대를 예고했다. 또 이들 디지털 제품을 기반으로 집안의 각종 전자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각종 정보를 주고받으며 원거리에서도 전자제품의 상태를 파악하고 작동시킬 수 있는 홈네트워킹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기능을 한 개 기기에서 구현한,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복합제품도 등장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디지털 가전 제품의 대표주자인 디지털TV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들어갔다. 특히 42인치 PDP TV 외에 세계 최대 63인치를 비롯해 50, 37인치 등의 PDP TV를 선보여 수출 및 내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브라운관 및 프로젝션 방식의 16:9 HD급 디지털TV 모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17, 24인치 등 TFT-LCD TV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100만대 이상의 수출성과를 올린 콤보DVD플레이어를 업그레이드한 3세대 콤보DVD플레이어를 선보일 계획이며 휴대형 DVD플레이어, 고급형의 명품 DVD플레이어, 녹화가 가능한 DVD레코더, 고선명의 HD DVD, 게임이 가능한 3차원 게임 겸용 DVD플레이어 등도 국내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HD급 디지털TV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셋톱박스 할인쿠폰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디지털 페스티벌, 디지털로드쇼 등을 통해 노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파브캠프, 파브음악회, 파브골프대회 등을 개최해 디지털 프리미엄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또 디지털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리빙프라자와 주요 백화점, 주요 대리점, PAVV전문점 등에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와 협력, 자사 프로젝션TV인 ‘파브’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XG’ 신차를 공동구입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판촉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 가전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디지털 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면서 “수입제품이 완전 개방된 국내시장에서 확고한 1위 유지와 디지털 일류 회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디지털 가전과 컴퓨터를 한 대리점에서 모두 판매하는 AVP점(A/V+PC)을 지난해 106개에서 올해 350점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서비스와 교육장, 판매장을 하나로 묶은 ‘파워센터’를 현재 50여개에서 대리점 공백지역과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확대해 1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전국 10여곳에 있는 상설 ‘디지털 체험관’을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해 극장, 놀이공원, 백화점 등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해 나가는 한편 △각 매장에 안테나, 방송수신기, 분배시스템, 홈시어터시스템을 구축해 현장감 있는 디지털 방송수신이 가능하도록 매장 인프라 고급화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디지털 가전시장 확대를 위해 오는 2005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디지털TV, DVD플레이어, LCD모니터, 광디스크드라이브, 프린터 등 7대 디지털 가전 품목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련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동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디지털 제품 생산라인 구축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외에 디지털TV 생산라인 9개, DVD플레이어 생산라인 5개, 디지털캠코더와 카메라 생산라인을 3개 갖췄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사업 강화를 위해 소니, 타임워너, 마쓰시타, 히타치 등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제품을 통해 세계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면서 특히 소니 등 경쟁사와 떳떳하게 싸울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디자인 및 마케팅 분야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인 등 전문 마케팅 인력을 3000명까지로 늘리기로 하는 등 인력구조를 디지털체제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해외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홍보 에이전트를 새로 선정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 마케팅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LG전자는 2000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인터넷 디오스 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인터넷 세탁기, 인터넷 전자레인지, 인터넷 에어컨 등 백색가전과 인터넷을 결합시킨 제품으로 디지털 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들 인터넷 백색가전 제품군을 단순한 인터넷 접속기능뿐 아니라 향후 LG 리빙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제품 상호간에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본격적인 디지털 홈네트워크 제품군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2000년 6월 15인치 TFT LCD와 LAN포트를 장착해 인터넷 쇼핑과 양방향 영상통신을 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백색가전인 인터넷 ‘디오스’ 냉장고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단지 식품을 냉장보관하는 기존 냉장고의 한계를 벗어나 소비자들이 인터넷단말기·TV·비디오폰·디지털카메라·게시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멀티미디어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이다. 특히 디오스 냉장고는 모든 디지털 가전제품을 연결해 리빙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어 중심이 되는 홈게이트 또는 홈서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LG전자의 인터넷 전자레인지 ‘인텔로세프’는 내장형 모뎀과 LCD패널을 장착해 인터넷으로 조리정보를 다운로드해 자동으로 요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한 소비자가 미리 북마크해 놓은 주요 요리관련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특징이다. 이밖에 식품점과 연계해 주방에서 필요한 식료품을 직접 주문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올 4분기쯤 미국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의 인터넷 ‘터보드럼’ 세탁기는 4.2인치 TFT LCD 화면창과 4Mb 플래시메모리를 채택,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세탁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만든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디지털 정보가전 세탁기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개발을 위해 30명의 연구인력과 4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였으며 107건의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다.

 2년 연속 세계 가정용 에어컨 시장 1위를 차지한 LG전자는 올해부터 인터넷을 통해 원격제어할 수 있는 인터넷 냉장고를 수출, 세계 1위 기업의 기술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또한 2003년부터는 에어컨 전 모델에 인터넷 기능을 채택할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