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경기회복 흐름이 정보기술(IT)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외국인직접투자(FDI)·공장가동률·주가 등 각종 경기지표가 국내 경기의 조기 회복을 예고하는 가운데 이달들어 반도체·정보기기·디지털가전·기업용 솔루션 등 국내 IT관련 산업의 수출·투자 등 실물경제가 점차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역성장을 겪었던 반도체업계는 지난해 11월초부터 시작된 현물가 회복세와 고정거래가 인상으로 공장가동률·수익성이 가파르게 증가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공장가동률 회복은 주문 생산을 담당하는 아남반도체·동부전자 등 수탁생산(파운드리) 전문업체들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업체는 지난해 7월 가동률이 30%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80% 이상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2분기 중반 이후에는 주문량이 공급량을 상회, 생산능력 부족으로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못하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TFT LCD업계도 마찬가지다. 15인치 이상의 대화면 제품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면서 수요증가→공급부족→가격인상의 연쇄반응이 나타나 삼성전자·LG필립스LCD·하이디스 등 업계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수출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컴퓨터와 디지털가전 등 정보가전업계도 올들어 내수 및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컴퓨터 수출에 주력해온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28만대에 불과했던 수출물량이 4분기에 82만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내수시장 역시 지난 1월에는 경기가 최고점에 달했던 지난해 1월과 비슷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LG전자도 올들어 디지털TV와 에어컨의 수출확대에 힘입어 1∼2월 가전제품 수출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으며 내수는 무려 30% 이상 급증함에 따라 올들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IT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고전했던 기업용 솔루션업계도 경기회복에 힘입어 올들어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기업용 솔루션 수요가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지난해보다 13.3% 이상 증가한 3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트워크업계의 경우 지난해 경기부진 등의 이유로 신규투자를 자제했던 KT·SK텔레콤·데이콤·하나로통신 등이 통신망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NGN(Next Generation Network)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통신사업자들이 공중망 무선랜 서비스 시실와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확대를 위한 장비도입에 나서고 있어 올해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