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정보인프라 투자-금융업체엔 선택이 아닌 `필수`

◆투자의 필요성

정보(information) 인프라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긴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주로 그 필요성에 대한 기업 경영진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보인프라는 데이터 구성요소와 그 주변 상황을 말한다.

대부분의 금융업체(FSP:Financial Service Provider)들은 사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응용 프로그램의 통합을 지원하고 각 부서가 데이터 자원을 공유하며 광범위한 공급원(源)으로부터 나오는 각종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게 하는 견실하고 유연성 있는 정보시스템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가거나 필요한 만큼의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주요 원인은 기업 경영진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처럼 인식이 낮은 이유는 이들이 정보인프라를 ‘정보기술’ 문제의 하나로 보는 시각을 갖고 있는 데 있다. 이 부문에 대한 원활한 자금의 뒷받침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은 자금지원 방법이 적절치 않고 기업의 일관성 있는 미래지향적 사업 비전과 후원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세계 경제의 침체와 뉴욕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 테러로 촉발된 국제정세의 불안 등이 각 기업의 투자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업체들은 미래지향적 사업목표나 정보인프라의 필요성과 사업상의 가치를 기업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파악, 평가하는 조직체계가 없다. 따라서 경영진이 이러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게 하려면 CEO의 책임아래 공유정보관련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정보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전략정보 조직은 논리적으로 정보체계를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논리적인 정보체계는 사업의 전략, 전술, 추진과정 등을 명확하게 파악해야만 성공적으로 세울 수 있다. 정보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기업의 각종 응용 프로그램과 각 사업부서에서 공동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의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정보의 효과를 예측해야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정보인프라를 사업전략에 밀접하게 연계시킬 수 있다.

 정보인프라의 필요성에 대한 경영진의 승인과 후원을 얻으려면 정보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결산 이익에 미치는 영향과 결부시켜 설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사업적 가치를 가시적 수량과 품질 측면에서 평가하고 보고해야 한다. 현재의 기업내 사정과 외부 경제 및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투자 규모의 축소가 정보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의 승인을 얻는 데 당장은 유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단견이며 거기에는 장기적으로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전략이 포함돼야 한다.

 금융업체의 최고정보책임자(CIO:Chief Information Officer)와 IT담당자들이 정보 인프라 프로젝트에 관해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려면 정보인프라의 적정 수준과 종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수치적으로 나타내던가 아니면 수준을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정보인프라의 효과는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 몇 년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그 투자의 정당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정보인프라와 이를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에서 설명함으로써 경영진이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금융업체들은 과거에 미루어 두었던 부문이 사업으로 연결됨으로서 기업의 새로운 축(軸)에 따라 사업 전략과 추진과정을 변경, 재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재조정은 장거리 연결, 공유, 통합 등 세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일괄처리(STP:Straight Through Processing) 및 거래일+1일(T+1, Trade day plus one day) 처리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종전에는 독립적으로 취급되어 오던 처리과정과 응용 프로그램이 통합됨으로써 장거리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응용프로그램과 사업부서에 있는 유사한 내용이나 관련 데이터가 어느 부서에서나 접속됨으로서 고객관계 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주주관계 관리 및 기업 위기관리 등이 가능하도록 연계되고 집중된다.

 기업 내부와 외부의 정보체인 고객과 데이터 공급원으로부터 수집되고 주제별로 분류된 데이터가 기업 내부와 외부 처리과정 및 응용 프로그램과 통합된다. 이것은 자원의 확보와 배송을 위한 전략적 제휴, 주주관계 관리,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 개별화와 자체 서비스 전략 등 전자상거래 사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런 재조정을 추진하는데는 두 가지의 IT가 필요하다. 그 하나는 정보체인을 통해 응용 프로그램을 통합하고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를 원활하게 실시간 또는 거의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데이터와 그 처리방법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때로는 일괄 또는 수작업으로 재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여기에는 자체 시스템과 제3자(third party)가 관리 운용하는 시스템이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포함돼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각기 분리되고 구분된 기존의 정보 자원을 단일한 논리적인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하고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고객 데이터의 경우 이처럼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거나 극히 제한돼 있었다. 여기에는 또 내부와 외부 데이터 자원에 접속하고 통합하는 기능이 포함돼야 한다.

 정보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실현하려면 그 필요성에 관하여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진의 지원과 후원을 얻으려면 정보담당부서 책임자는 기업의 현재 사업 전략, 미래 사업전략 방향 등을 기반으로 해 정보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예측해야 한다. 이러한 평가는 매출의 증대와 비용의 절감 측면에서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이루어져서 경영진이 쉽게 이해하고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투자 필요성에 대한 인식

 IT와 정보인프라는 기업의 새로운 사업의 필요성에 따라 조직을 재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IT인프라는 모든 개별 사업이나 프로젝트의 기초가 되는 기술인 동시에 데이터의 기반이다. 정보인프라는 데이터 구성요소와 그 주변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IT와 사업처리 과정을 포괄함으로서 IT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 사업 목표와 직접 연계돼 있는 IT응용 프로그램과 달리 정보 인프라의 가치는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발휘되며 그런 가치는 초기 인프라 개발 당시에는 대부분 나타나지 않는다. 마치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 위에 집을 지어야 그 기초가 가치를 갖는 것처럼 정보 인프라는 이를 바탕으로 응용 프로그램과 사업을 추진해야만 비로소 그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금융업체가 기존의 사업영역에 있는 응용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통합해 정보 인프라를 적절히 구축하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 요구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부응하지 못할 것이다. 정보 인프라는 응용 프로그램을 자주 통합하고 각기 다른 공급원으로부터 나오는 데이터를 수시로 수집하게 만드는 기존의 코드를 대체해야 한다. 정보인프라는 중복되는 연결과 데이터를 제거하고 합리화하며 표준화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품의 출시기간을 단축하고 수정과 맞춤을 가능케 하며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시킨다. 동시에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면 새로운 사업, 제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주며 전략적 파트너와 연합체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뒷받침해준다.

 금융업체의 경영진은 정보인프라의 필요성을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가트너가 실시한 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예금고가 10억달러 이상되는 미국 시중은행의 IT담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이들 중 72%가 자기 은행 경영진이 정보인프라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38%는 정보인프라를 IT서비스 제공 비용을 최소화하는 유틸리티로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이들 금융기관 경영진의 8%는 정보 인프라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며 32%는 그것이 IT서비스 제공 비용을 줄여주는 유틸리티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대형 금융서비스업체의 경영진이 소규모 금융업체의 경영진보다 정보인프라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금융업체의 많은 경영진들이 적절한 정보 인프라가 없으면 때로는 마케팅이나 고객관계관리(CRM) 통합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예금고가 40억달러 이상 되는 금융기관의 경영진의 37%가 IT인프라가 불충분하면 마케팅을 위한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고 응답했으며 직원수가 500명 이상 되는 금융기관 경영진의 51%는 IT인프라가 적절치 못하면 CRM을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트너자료><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