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절반 이상이 타기업 및 기관과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기업간 협동연구보다는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동연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가 산학연 협동연구의 현황 및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총 553개사를 대상으로 협동연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59.7%인 330개 기업이 현재 이를 활용하고 있으며 활용 경험이 있는 기업도 21.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활용한 적이 전혀 없는 기업은 18.4%인 102개사에 불과해 국내 연구 풍토에 있어 협동연구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 68.6%, 중소기업 51.8%, 벤처기업 61.2%가 현재 활용중이라고 응답했으며 업종별로는 기계·운송장비업(72.4%)과 의약품업(70.8%)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전기전자소재(65.5%), 가전·컴퓨터·통신기기(58.5%) 업종도 절반 이상 기업이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동연구 주체로는 현재 진행중인 772건의 협동연구 과제 중 47.9%가 산-학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산-연이 32.8%, 산-산이 14.6%로 국내 협동연구는 산-학 행태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업간 협동연구는 연구성과에 대한 배분문제와 추후 경쟁관계로 발전했을 때 기술유출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회피하는 반면 기술력 유출에 대한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적고 우수한 인력이 대학 및 연구기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산-학 및 산-연 협동연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산기협은 분석했다.
연도별 협동연구 추진실적을 보면 지난 98년 493건, 99년 578건, 2000년 811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1년에는 757건으로 다소 주춤거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벤처붐에 힘입어 대학 및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협동연구가 급속히 확산되다 지난해 경기불황과 벤처거품의 붕괴로 협동연구가 사그라들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협동연구 평균 연구기간에 있어서는 6개월∼1년이 27.2%, 1∼3년이 63.6%로 응답기업의 90% 이상이 3년 이내로 종료된다고 응답, 기술의 상업화를 위해 기업에서는 주로 1∼3년 단위로 실용화 단계의 단기 협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협동연구에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1억∼10억원이라는 기업이 54.6%로 가장 많았으며 1억원 이하 37.8%, 10억∼30억원 6.1%, 30억원 이상이 1.5%로 대부분 10억원 이하 규모의 협동연구가 진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기관과의 협동연구와 관련,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15.7%, 경험이 있는 기업이 13.0%에 불과했으나 전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63.5%로 아직까지 해외기관과의 협력은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진행중(31.4%)이라는 응답과 경험이 있다(23.4%)는 응답이 비교적 높은 반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우 진행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각각 11.2%, 10.0%이며 경험있는 기업도 각각 9.6%에 불과해 해외 협동연구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산기협 박수진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 가장 이상적인 연구형태로 일컬어지고 있는 산학연 협력이 국내에서도 보편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협동연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협동연구 파트너 및 과제, 지원제도 등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제공 및 알선창구를 구축, 과학적인 협동연구가 추진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