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인 방송위원회 위원장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전제로 한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제안(본지 3월 11일자 1면 참조)한 데 대해 정보통신부와 통신위원회는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2일 정보통신부 변재일 기획관리실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방송과 통신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은 큰 흐름이기는 하나 방송위와 통신위의 성격이 판이한 현 상황에서 통합은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실장은 “방송위는 사실상 콘텐츠 등 제한된 영역에서 규제하는 반면 통신위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를 포함한 규제의 성격이 짙다”면서 “두 기관을 통합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통부의 또다른 관계자도 “방송위가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를 염두에 두고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나 미국과 우리의 실정은 사뭇 다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신위의 한 고위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현 단계에서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시기상조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방송위와 통신위의 통합시 자칫 규제 권한을 상당 부문 잃을 수 있다는 정통부와 통신위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또 이번 방송위의 통합 제안이 최근 통신위의 기능을 한층 강화하려는 정통부의 계획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대두됐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