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상장·등록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예금 금리(시중은행 평균 금리 4.98%)의 21% 수준에 불과,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본지가 12월 결산 시가총액 상위 상장·등록 20개 IT기업들의 배당 관련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말 배당률과 지난 11일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배당 수익률이 1.05%로 시중 실세 금리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별로 보면 거래소 IT기업의 배당수익률이 1.23%, 코스닥 IT기업이 0.80%였다. 이같은 수치는 선진국 평균 배당수익률(예금 금리의 40∼70%)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업체별 배당수익률 집계 결과 삼성SDI가 2.59%의 배당수익률을 기록, IT기업 중 가장 높았으며 이어 전기초자(2.45%), LG전자(1.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당수익률은 각 기업들이 공시하고 있는 액면가 대비 배당률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액면가 500원인 SK텔레콤의 경우 배당률이 138%에 이르지만 현재가(27만6000원)를 기준으로 했을 때 배당수익률은 0.25%에 불과했다.
정소프트(액면가 500원)도 100%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배당수익률은 1.23%에 불과하며 75%의 배당을 실시하는 휴맥스도 배당수익률이 0.28%로 금리의 17.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같은 배당 착시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르면 올 6월부터 액면가 기준 배당률 공시를 금지하고 시가배당률을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공시체제만 바꿀 것이 아니라 배당수익률을 현실화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코스닥 IT주들의 경우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시가총액 선두업체들이 누적적자로 인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해 배당투자가 주식시장의 수익획득 방법의 하나로 정착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KTF는 지난해 100억원의 누적흑자를 기록했지만 그동안의 누적적자로 배당 여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배당수익률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배당투자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기업들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거래소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고 기업수도 적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배당투자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용어설명>
배당수익률=이번 결산기도 전기와 같이 동일한 배당률로 배당한다는 가정하에 현재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결산기 말까지 보유할 때 몇 %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측정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