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에듀테인>토종 애니메이션, 유럽무대 나선다.

 ‘애니메이션 본고장인 미국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이제는 유럽이다.’

 토종 애니메이션의 유럽상륙 작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미국시장에 진출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업계가 이번에는 유럽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시장 개척의 선봉에 선 업체는 ‘큐빅스’의 시네픽스와 ‘네스티보이’의 선우엔터테인먼트.

 시네픽스의 창작 TV 애니메이션인 ‘큐빅스’는 지난해 소리소문 없이 미국시장에 등장, 일본 ‘포켓몬’ 열풍을 잠재우고 미국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수작.

 이달 말 영국 안방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각국을 공략한다.

 4년간 총 7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이 작품은 국내에서 100% 기획·제작된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 총 26부작의 풀 3D인 이 작품은 캐릭터는 물론 배경화면 모두가 3차원 입체영상으로 제작, 어린이들에게 신비감을 안겨준다.

 특히 로봇을 소재로 했지만 폭력적인 내용과 영상을 담지 않아, 얄밉도록 까다로운 미국과 유럽 TV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스토리는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흔한 모험이야기.

 로봇이 인간보다 많은 ‘버블도시’에서 주인공 하늘(영어명 코너)과 중고 로봇인 큐빅스가 서로 도우며 모험을 펼친다는 것. 뻔한 얘기지만 빠른 사건 진행과 독특한 캐릭터의 로봇들이 어린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큐빅스와 함께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 작품은 선우엔터테인먼트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인 ‘네스티보이’.

 1차 공략지는 큐빅스와 동일한 영국. 진출루트는 전세계 200여 방송국을 운영하는 미디어 재벌인 비아컴 산하 어린이 전문 방송국인 니켈로디온UK다. 올 여름부터 TV와 온라인을 통해 파상적인 플래시 공세를 펼친다는 목표다.

 ‘네스티보이’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더러움’을 주제로 삼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엽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것.

 주인공인 네스티보이는 친구들 앞에서 코믹하고 더러운 행동으로 에피소드를 이끈다. 악당과 적은 주인공의 무서운(?) ‘더러움’에 감히 덤비지 못하고 물러나며 이를 통해 평화를 이룬다는 내용. 다소 과장된 스토리지만 소위 ‘오버’에 익숙한 유럽시장에 딱 맞는다는 평이다.

 두 업체가 단독으로 시장개척에 나선 반면에 유럽업체와 손잡고 진출을 시도하는 업체도 있다.

 한신코퍼레이션은 이탈리아의 몬도TV와 공동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와 ‘성 프란시스코’를 제작중이다. 두 작품 모두 유럽시장을 겨냥한 작품. 스토리는 ‘종교를 전파하는 성인이야기’(예수님의 이름으로)와 ‘성 프란시시코의 숭고한 삶’(성 프란시스코)을 담았다.

 미국시장에 이어 유럽시장 개척에 나선 ‘큐빅스’, 한국의 엽기열풍을 유럽에도 전파하겠다는 ‘네스티보이’ 그리고 이탈리아 업체와의 공동전략으로 제작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와 ‘성 프란시스코’가 올해 유럽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