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인텔이 데스크톱PC 시장을 석권했던 때 AMD나 사이릭스(Cyrix) 등 CPU 제조사들은 인텔이 버리고 떠난 저가형의 로레벨 프로세서 시장에서 호환 프로세서로 그 이름을 근근이 연명하는 상황이었으며, 나머지 몇몇 호환 프로세서 업체들은 그 이름마저 사라져갔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못했다. AMD는 K6 시리즈로 조금씩 얻어간 명성을 알파(Alpha)의 EV6 버스를 채용한 K7(나중에 애슬론이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에 총력을 쏟아부어 최근에는 명실공히 인텔을 견제하는 프로세서 제조사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처음 AMD가 K7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인텔의 막대한 영향권 안에 들어있던 칩셋 제조사들은 AMD 프로세서를 위한 칩셋을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AMD는 직접 메인보드 칩셋까지 제작해서 선보이기도 했으며, 그 이후로도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마다 최적화된 칩셋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칩셋 제조사들이 새로운 프로세서와 관련된 칩셋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또한 AMD의 새로운 애슬론(Athlon) 프로세서가 발표된 후 성능과 저렴한 가격에 PC 사용자들이 크게 동조를 하자 칩셋 제조업체들도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AMD 플랫폼 칩셋을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사의 프로세서를 위한 칩셋만을 제조하는 인텔을 제외한 모든 칩셋 제조사들이 AMD 플랫폼용 칩셋을 모두 생산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 AMD 플랫폼을 위한 칩셋은 VIA의 KT266/333 시리즈와 ALi의 ALiMAGiK, SiS의 745, 엔비디아(nVIDIA)의 nForce 시리즈, AMD의 760 등이 있다.
이 중 AMD760은 자사의 프로세서를 위한 칩셋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최신의 프로세서를 위한 칩셋 시장에 충분히 대처를 하고 있어서 이들의 시장진입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판단하에 이미 출시를 멈추었다. 또한 대부분의 AMD 플랫폼 칩셋들은 AMD가 가장 먼저 지원하기 시작했던 DDR SD램을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PC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최신의 DDR SD램인 DDR333(PC2700) 메모리 모듈을 지원하는 제품도 이미 출시됐다.
이번에는 최신의 DDR333 메모리를 지원하는 3종의 AMD 플랫폼 메인보드 칩셋을 비교·분석해보기로 했다.
<결론>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KT333 칩셋의 성능이 DDR333의 성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전반적인 성능 역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SiS745의 DDR333의 사용 효율 역시 우수했다. DDR333을 사용했을 때에 오히려 떨어지는 성능을 보였던 ALiMAGiK 1은 칩셋의 특성상 프로세서와 메모리 클록의 비동기 설정시 그 성능을 모두 내지 못하고, 독특한 클록 동기설정을 제공함으로써 또다른 방식의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추가적인 테스트에서 ALiMAGiK 1의 동기식 설정을 사용했을 때에는 여타 칩셋들의 성능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동기식 설정을 위해서는 AMD 프로세서의 고정된 배수를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해제한 후 배수조절과 프로세서의 클록 조절을 통해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는 사용방법이다.
DDR333의 사용으로 인해 DDR266에 비해 성능 향상이 분명 있었지만 메모리 클록이 약 25% 증가한 것에 비하면 실제 성능 향상폭은 크지 않았다. 또한 현재 국내 PC시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CAS Latecy 2의 DDR266 메모리 모듈을 사용하거나 DDR266까지만 지원하는 메인보드 칩셋에 DDR333 메모리를 장착한 후 메모리의 CAS Latency와 메모리 타이밍을 낮게 설정해주면 DDR333을 CAS Latency 2.5 설정으로 사용했을 때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분석=K벤치 원수연팀장 raven@kbench.co.kr>
<요약>
KT333 칩셋이 DDR333 지원 칩셋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SiS745 칩셋은 KT333 다음으로 우수한 메모리 효율에 IEEE1394 컨트롤러를 내장한 특징을 갖고 있다.
ALiMAGiK 1 칩셋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클록의 비동기식 설정시 성능이 저하되지만 특유의 동기식 설정을 제공해서 성능을 높이고 있다.
<제품리뷰>
KT333
비아테크놀로지(VIA Technology)는 AMD 플랫폼 계열의 가장 큰 칩셋 메이커며, 가장 발빠르게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다. 현재 AMD 플랫폼 칩셋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KT133/A와 KT266/A의 제조사이기도 하다.
KT333 칩셋은 기존 KT266A 칩셋에서 DDR333 메모리를 지원하는 부분을 추가한 것 이외에는 거의 동일한 사양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우스브리지의 조합에 따라서 네트워크 어댑터 기능이나 ATA133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메모리 슬롯은 최대 4개를 제공하며, 각각의 메모리 슬롯마다 1Gb의 모듈을 사용할 수 있어서 최대 4Gb의 메모리 사용이 가능하다.
ALiMAGiK 1
에이서랩스(ALi)의 ALiMAGiK 1은 다른 DDR333 지원 칩셋에 비해 출시된 지 약간의 시간이 흐른 제품이지만 몇번의 리비전 변경을 통해 DDR333 메모리의 지원과 ATA133 지원의 기능을 갖추게 됐다. 메모리 슬롯은 최대 세 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슬롯당 1Gb를 지원해서 최대 3Gb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 KT333과 마찬가지로 사우스브리지의 조합이 가능하며, 이런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PCI 슬롯은 최대 6개를 사용할 수 있다.
SiS745
SiS사의 SiS745 칩셋 역시 최근에 발표된 AMD 플랫폼 지원의 메인보드 칩셋이다. SiS745는 동사의 SiS735 칩셋에서 DDR266을 1.5Gb까지만 지원했던 부분을 DDR333 지원과 최대 3Gb의 지원으로 확장했으며, 메모리 슬롯은 동일하게 3개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SiS735에서 SiS745로 넘어오면서 최근 점차 사용자층을 넓히고 있는 IEEE1394 컨트롤러를 칩셋에 내장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다른 특징은 VIA나 ALi 등 대부분의 칩셋들이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를 분리해서 제작하는 데 비해 SiS는 독특하게 단일칩 솔루션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서 SiS745 역시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가 통합돼 있다.
CAS Latency란?
일반적으로 메모리는 어드레스 버스(address bus)를 행(row)과 열(column)로 나누어 받아들여서 이를 CPU나 여타 PC의 부분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각각의 부분과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스트로브(strobe)라는 짧은 신호를 보낸다.이때 행의 어드레스 신호와 열의 어드레스 신호를 맡고 있는 스트로브 신호가 바로 RAS(Row Address Strobe)와 CAS(Column Address Strobe)다.
사용자들이 메모리를 선택할 때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CAS Latency(이하 CL)인데 이것은 CAS, 즉 열의 어드레스 신호를 보내줄 때에 대기하는 클록의 수다. 흔히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DDR 메모리는 이 CL이 2.5인데, CL 설정은 메모리와 클럭설정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DDR266에 CL 2.5인 메모리를 메인보드에서 CL 2로 설정하면 작동이 안될 수도 있으며, DDR333에 CL 2.5인 메모리를 DDR266까지만 지원하는 메인보드에 사용하거나 DDR333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에 사용하더라도 DDR266으로 설정하게 되면 CL을 2.5가 아닌 2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CL 2를 지원하는 DDR333 메모리가 국내에 출시돼 이를 DDR333 지원 메인보드 칩셋과 함께 사용한다면 가장 우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CL 2.5의 DDR333 메모리만 구할 수 있다는 점이 당장 메인보드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사용자들의 선택에 갈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내로 DDR400을 지원하는 메인보드 칩셋이 출시될 전망이다. 그 때가 되면 당연히 DDR400 메모리 모듈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되면 CL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동작클록이 높은 DDR400 메모리를 사용하는 칩셋이 DDR266 시스템에 비해 높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