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시대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부실한 부문을 과감히 버리고 경쟁력을 갖춘 쪽으로 능력을 집중시키자는 것입니다.”
올해 초 현대시스콤과 3R의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킨 김경환 한국기술거래소 M&A사업단장(41)은 M&A의 필요성과 배경을 이같이 요약한다.
그는 지난해 말 최고조에 달했던 기업들의 경영위기를 보면서 기업간 M&A 확산기 도래를 확신, 다양한 DB를 통해 M&A 성사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분석했다. 그리고 첫 작품으로 영상압축기술업체인 3R와 CDMA장비업체인 현대시스콤간 M&A를 이끌어냈다. 이 한건을 성사시키면서 김 본부장은 올 M&A시장 활성화를 점치는 사람들에게 그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현대시스콤과 3R간 M&A는 기술거래소의 DB를 바탕으로 한 M&A사업본부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정보비대칭’의 상황에서 기술거래소란 공적 기관의 역할을 돋보이게 만든 대표적 사례가 된 것이지요.”
하지만 그는 이 거래 성사로 얻은 자신감을 조금 더 발전시켜 내친 김에 기술거래소를 중소벤처기업들의 M&A의 본산으로 만들 생각이다. 2002년은 특히 거품논쟁속에 빠졌었던 IT기업간 M&A의 원년이 될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한국정보통신대학원에서 ‘비대칭정보하에 벤처캐피탈을 통한 정보통신 벤처기업 최적 자금지원방안연구’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런 만큼 그는 비대칭정보하에서 기업간 M&A과정에서 빚어지는 여러상황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최악의 IT경기부진에서 빠져 나온 기업들의 생존은 성공적 M&A여부와 직결되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기업의 기술과 성격을 정확하게 담아낸 기술거래소 DB는 M&A의 가능성을 효율화시켜 줄 것입니다.”
특히 그가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는 2만여개에 달하는 전국 대학교소재 연구소창업벤처들의 M&A다. 이들은 대부분 너무도 영세해서 스스로 M&A에 대한 생각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비록 거래비용수익은 적지만 벤처활성화와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적극 추진해야 벤처활성화가 가능하다”며 M&A를 통한 벤처생태계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IMF사태를 맞은 한국에게 ‘M&A만이 살길’이라고 지적한 부즈앨런&해밀턴의 보고서가 인상깊었다는 그는 M&A를 통해 경기선순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M&A예찬론자다.
최근들어 그는 M&A작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포럼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학협동 사업은 물론 외국과 연구교류도 가지면서 다각적 M&A활성화를 꾀한다는 생각이다. 이와함께 M&A에 관심있는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벤처중소기업 제휴및 합병박람회를 열어 기업인수합병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김 본부장은 “꼭 M&A가 아니더라도 기업시너지 극대화 차원의 전략적 제휴·합병에 대한 재인식과 고양은 중요합니다”라며 올해를 벤처M&A활성화 원년으로 승화시킨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