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과학관 리포트>(10)중국편(상)中의 과학기술 우대풍토

사진; 과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중국의 유력 일간지 1면에 거의 매일 과학기술 관련 기사가 등장할 만큼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국과학원 전경.

 

 중국은 발전과 변화가 빠른 데다 지방마다 경제적·과학기술적 수준 차이가 있고 과학기술 개발 및 지원 체제도 다양하며, 아직 과학기술 정보에 대한 접근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중국에서는 과학기술이 제대로 평가되고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매일 아침 받아보는 ‘인민일보’ 1면에는 거의 예외없이 과학기술 관련 기사가 등장한다. 그리고 한 면은 과학기술과 교육 분야를 위해 할애된다. 신기술 개발의 경우는 보통 1면 상단을 차지한다.

 인공위성 발사 성공 같은 기사는 당연히 1면 톱기사로 보도된다. 2001년 1월 무인우주선 신주2호의 발사 성공 당시에는 며칠 동안 1면에서 관련 상황이 보도됐고 장쩌민 주석의 친필 축하문도 함께 게재됐다.

 이런 언론매체의 역할이 국민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중국과학기술협회에서 전국 213개 성과 시의 일반인 8350명을 대상으로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들은 장래 희망직업 1순위로 과학자를 선택했고 부모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장차 과학자가 되는 데 2순위의 점수를 줬다.

 이는 중국인들이 과학기술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공계 대학인 칭화대학의 인기와 지명도가 중국에서 제일 높은 것도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첨단과학기술개발구라는 간판을 접할 수 있고 일반 기업체들도 회사 이름 앞에 과기(科技)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에는 국가가 지정한 53개의 국가급 첨단과학기술개발구가 있다. 그리고 성급·시급에서 지정하고 운영하는 과학기술개발구가 얼마나 되는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인에게는 과학기술이 부를 가져다 주는 ‘요술방망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7%대의 안정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경쟁력 상승도 한몫한것으로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이 경제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나를 양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과학기술의 역할에 비교적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중국은 53개 국가급 첨단기술개발구가 중국 경제 성장에 10% 정도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이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들은 많다.

 중국이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중국인의 실사구시적 사고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최근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 과학기술이 기여했다는 인식과 무인우주선 발사 성공 등을 통한 과학기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과학기술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의 과학기술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대하는 슬로건은 ‘과교흥국(科敎興國)’이다. ‘과학과 기술로 나라를 부흥시킨다’는 뜻이다. 그리고 ‘과학기술은 제1의 생산력’ ‘과학기술의 현대화는 4대 현대화의 관건’ ‘경제발전은 반드시 과학기술에 의거해야 하고 과학기술은 반드시 경제건설을 지향해야 한다’는 정책 슬로건 역시 중국이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이 중국의 장래에 대해 낙관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중국의 장래는 밝다. 과학기술에 대한 신뢰가 있고, 과학기술이 우대받고 중시되며 앞서 언급한 슬로건들이 단순한 구호로 그치지 않는 한 중국의 성장은 계속 될 것이다.

 <윤헌주 주중과학관 most-cn@mofa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