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64비트 고성능 서버 전략 `매킨리 사업` 윤곽

 

 HP는 1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hp EDA(전자설계자동화) 로드쇼 2002’에서 인텔아키텍처(IA) 64비트 기반의 칩세트 ‘zx1’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HP가 인텔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64비트 고성능 프로세서 ‘맥킨리’를 위한 전용 칩세트다. HP는 이번에 ‘zx1’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그동안 비밀 병기로 추진해온 IA 64비트 고성능 서버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HP는 “인텔이 당초 맥킨리 프로세서를 10월께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빠르면 5월, 늦어도 7월 이전에 선보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4분기께에는 IA기반의 64비트 서버제품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zx1은 맥킨리 CPU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구현하는 동시에 시스템 비용 절감과 확장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개발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1웨이 및 4웨이 워크스테이션과 서버 등 다양한 시스템 환경에서 뛰어난 성능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그래픽카드 기능을 지원한다는 강점이 있다. 그래픽카드 지원은 테크니컬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워크스테이션에서 필수적이란 점에서 HP의 노림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매킨리의 전 버전으로 지난해 발표된 아이테니엄 제품에서 문제로 지적된 애플리케이션 부족 문제에 대해 HP는 “오라클, SAP, CAD 솔루션 업체, 기계해석 분야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문제해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HP는 맥킨리 전용 칩세트 발표를 통해 64비트 서버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에 ‘1웨이 zx2000’ 워크스테이션 출시를 비롯해 미드레인지 영역을 공략할 수 있는 1, 2웨이 ‘zx6000’, 1∼4웨이 서버 ‘rx5670’을 선본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오는 2003년 봄까지 전 제품을 맥킨리 기반으로 마이그레이션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HP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컴팩·IBM 등 경쟁사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LGIBM 관계자는 “HP가 신기술을 앞서 주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초 인텔의 64비트 칩세트 로드맵이 발표되고 하반기에는 실제 제품이 등장했지만 판매량이 당초 기대보다 저조했다는 점을 들어 HP의 IA 64전략은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또한 서버를 비롯한 시스템 시장의 개화 여부는 칩세트보다는 칩 자체의 성능에 달려있기 때문에 맥킨리가 출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전용 칩세트의 발표는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앖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HP의 관계자는 “인텔의 제품출시 여부가 시장확산의 관건임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zx1의 발표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맥킨리 칩세트 발표는 IA 64 기반의 고성능 서버 분야에서 HP가 기술을 선도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