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정보시스템첨단화사업 ISP 수주에 SI 컨소시엄 `4色 대결`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금융정보시스템첨단화 사업 수주전이 SI업계 ‘거장’들의 연합군 대결로 압축됐다. 이 사업의 골자는 오는 2004년까지 총 300억원이 투입될 본 프로젝트에 앞서 시행하는 수억원 규모의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짜는 일.

 13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이 사업에는 현대정보기술, LG CNS, 효성데이터시스템, 동양시스템즈 등을 주축으로 하는 4개 컨소시엄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적으로 정보통신부 프로젝트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LG CNS컨소시엄과 이에 맞서는 현대정보기술 컨소시엄.

그런데 현대 컨소시엄에는 삼성SDS와 SK C&C 등이 가세했고 LG CNS컨소시엄에는 우체국금융시스템 정보계전략을 수립한 바 있는 쌍용정보통신이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도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형 SI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 일처럼 ISP 수립단계에서부터 거대 연합군이 형성되는 것은 극히 드물었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특화된 시스템 구축능력이 요구되고 ISP 사업 수행여부가 본 사업 수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초기단계부터 공격적인 컨소시엄이 구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SI업계가 그동안 정통부 프로젝트를 독식해온 LG CNS를 견제하기 위해 ISP 단계부터 초강수를 두는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실제 LG CNS는 지난 해 ERP프로젝트와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는 등 정통부 사업에서 강세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이번 우체국금융정보시스템첨단화 사업의 ISP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에 대해 업계는 현대정보기술 컨소시엄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회사들이 전문 분야를 두루 확보하고 있고 업계 영업력 역시 LG CNS컨소시엄에 상대적으로 앞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LG CNS측은 “쌍용정보통신이 금융분야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우체국금융시스템 정보계 전략을 수립한 경험이 있어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측은 “이번 ISP 프로젝트가 사업수행능력보다는 차세대 금융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외형과 무관한 컨소시엄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평가단의 평가를 거쳐 오는 16일 최종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