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EMC 개발 활기

 최근 높아지는 환경보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반도체용 보호봉지제(EMC : Epoxy Molding Compound)업계가 무연(Pb free)EMC 및 그린EMC 등 이른바 환경친화형 EMC 개발에 적극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본 반도체 및 전자제품 제조업계에 이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소자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납(Pb)이나 할로겐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생산에 들어가는 등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환경친화형 EMC의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위주의 영업을 펼쳐온 국내 EMC업계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환경친화형 제품 개발이 필수적인데다 외국 경쟁업체보다 앞서 개발할 경우 해외시장 선점 효과도 클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대표 안복현)은 지난해 무연EMC를 개발, 삼성전자에 공급하면서 이미 전체 EMC 판매의 20% 가량을 무연 EMC로 대체한 상태다.

 무연EMC는 반도체 솔더링 공정에서 기존의 납땜 방식을 대체합금을 바꾸면서 발생하는 고열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신소재를 사용해 만든 EMC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 EMC에 비해 가격이 20∼30% 가량 비싸다.

 제일모직은 무연EMC 외에도 EMC 자체의 환경유해성분까지 제거한 환경친화형 EMC를 의왕케미컬연구소에서 개발중이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 양산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금강고려화학(대표 고주석)은 2000년부터 무연EMC 개발에 착수한 이후 지난해 1차 제품개발을 완료, 지난 8월부터 전주2공장에서 생산해 국내 소자업체에 ‘MQFP’의 이름으로 납품중이며 올 하반기께는 수요처가 10개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장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무연EMC를 추가로 개발중이며 동시에 기존 EMC의 주요 소재 중 유해물질로 알려진 안티몬(Sb)과 브롬(Br)을 신물질로 대체한 ‘그린 콤파운드’를 내년 초 개발, 국내 및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은 지난해 무연EMC의 개발을 마치고 올해 초부터 대만 소자업체들에 공급중이며 조만간 국내 소자업체로부터 제품인증을 획득, 내수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께 메모리 제조업계에 공급중인 대부분의 EMC 물량이 무연EMC로 대체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할로겐을 제거한 그린EMC의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수요업체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에는 환경친화적 신소재를 사용한 그린EMC를 추가로 개발,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 마케팅을 추진중인 일본이 올해 무연 솔더링 도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2005년부터는 솔더링 공정에 납성분 사용을 완전 금지하기로 함에 따라 반도체 구성에 기본이 되는 EMC 역시 빠른 속도로 환경친화형으로 대체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는 국내 EMC업계의 개발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