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스플레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키로, 모니터 1위 수성, TV는 소니 앞질러 1위 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TV와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기기를 애니콜(이동전화단말기)에 이은 대표적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TV 관련 부문 홍보비만 7000만달러(860억원)를 쏟아붓는 등 이 분야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비주얼 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 최지성 부사장은 13일(현지시각) ‘세빗 2002 하노버’ 전시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모니터 2450만대, TV 1300만대를 생산, TV와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전분야에서 세계 1위로 끌어올려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삼성측은 “모니터사업이 3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TV사업은 지난해 세계 2위에 머물렀으나 올해 근소한 차이로 소니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의 올 디스플레이 판매 목표인 3750만대(매출규모 10조원)는 2위업체와 약 2000만대의 차이를 벌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세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삼성의 독주를 점치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TV 부문의 저가 제품 이미지를 씻기 위해 고가품인 PDP TV, LCD TV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내 부품협력 사업부와 계열사 등의 협력을 바탕으로 핵심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최 부사장은 “디스플레이기기를 애니콜에 이은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PDP 등 일본에 뒤처진 일부 기술 분야에서 단기간에 일본을 추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세빗전시회에 세계 최대 규모의 40인치 LCD TV와 63인치 PDP TV 등을 출품,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터뷰-삼성전자 최지성 부사장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한국이 일본 등 선진업체를 뒤쫒아 가는 형국이었지만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키를 쥐었습니다. 디스플레이 제품뿐 아니라 전체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습니다.”
삼성전자의 모니터 사업을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려놓은 최지성 삼성전자 비주얼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부사장은 최근의 디스플레이사업 호조에 대해 이같이 운을 떼었다.
지난 98년 그가 처음 모니터 사업을 처음 맡았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의 모니터 사업은 970만대로 가까스로 1위에 올랐지만 해마다 50% 이상씩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엔 2250만대로 2위 업체와 1000만대 가량 격차를 벌이면서 독보적인 1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지난해 전반적인 IT불황으로 적자를 냈지만 유독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 부문에서 8조원의 매출, 3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해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디스플레이산업 신조류에 대해 “소비자들의 고해상도 요구와 LCD, PDP 등 TV용과 모니터용으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의 상용화가 진전되면서 두가지 용도로 제품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결국 모니터를 잘만드는 업체가 TV도 앞서갈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사업부와 모니터사업부를 통합하고 생산라인을 공용화해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스플레이 업체중에서 모니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흐름을 가장 먼저 수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세빗 전시회에서 15인치부터 세계 최대인 40인치 크기까지의 LCD TV 및 모니터를 그리고 42인치부터 63인치 이르는 PDP TV를 선보여, 모델 수뿐 아니라 크기에서도 여타 디스플레이 경쟁 업체를 압도했다.
최 부사장은 “TV 분야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소니가 경쟁사보다 월등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FD트리니트론 기술의 환상에 빠져 PDP나 LCD 등 플랫 소자에 소홀했다”며 “이제 TV부문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회를 단순히 마켓셰어만 늘리는 기회로 삼던 기존 관례에서 탈피, 브랜드 제고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TV부문 홍보에만 7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노버=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