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월드컵·아시안게임·대선 등 잇단 호재에 힘입어 산업용 무전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산업용 무전기 시장은 전년대비 30∼40% 늘어난 300억∼350억원 규모까지 팽창할 것으로 예상돼 선점 경쟁도 치열하고 업체도 매출 목표를 늘려잡는 등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대표 오인식)는 최근 건설시장을 겨냥해 220㎒의 간이용 무전기를 선보였다. 지난해 건설시장에서 유니모테크놀러지에 밀리며 고전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한영 모토로라 부장은 “올해는 저가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며 “올해 1, 2월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유니모테크놀러지(대표 정일모)는 물량 공세로 국내 시장을 적극 파고들 계획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무전기 3종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상반기까지 추가로 2개의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지배력이 확고한 건설시장을 기반으로 경찰·소방, 교통 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을 공략, 전년대비 60% 가량 늘어난 550억원의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소방·군 등 공공시장에 치중했던 어텍정보통신(대표 서경수)은 올들어 민수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경수 사장은 “공공시장은 비정기적으로 주문이 들어와 수요예측이 어렵다”며 “올해는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민수시장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100% 성장한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용 무전기의 최강자인 태광산업(대표 이호진)도 지난해 12월 경찰청에 540여대의 무전기를 공급하며 산업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는 공공시장에 주력하면서 총판을 통해 레저 등 민수시장에도 얼굴을 내밀 계획이다.
그러나 업체간 저가경쟁으로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다. 산업용 무전기 관계자들은 “대리점을 통한 밀어내기식 물량공급은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며 “특정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