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업계 "PVR(개인용비디오저장장치)시장을 잡아라"

 개인용비디오저장장치(PV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들의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PVR는 TV나 셋톱박스에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정보를 기록, 재생하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녹화기로 향후 2, 3년 내에 PC와 맞먹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DD의 최대수요처로 떠오르는 가전시장의 첨병격인 PVR 시장에서 뒤처지는 업체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태동단계에만 30만∼40만대 규모가 예상되는 PVR 시장을 겨냥, 가전·셋톱박스 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 신제품을 본격 출시키로 하고 HDD 공급업체 물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PVR 시장에 뛰어든 시게이트테크놀로지의 총판인 오우션테크놀로지에 이어 맥스터코리아와 삼성전자가 가세,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오우션테크놀로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PVR를 선보인 대우전자에 월 5000대의 HDD를 공급하는 등 한발 앞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우션테크놀로지 강동욱 이사는 “국내 PVR 시장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한국의 디지털가전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국내 PVR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국내외 PVR 시장에 40만대 규모의 HDD를 공급할 계획이다.

 맥스터코리아도 PVR 시장에 적극적이다. 올해 국내 PVR 시장에만 15만대를 공급,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이다.

 맥스터코리아 우기섭 사장은 “가전업체에 PVR용 HDD 샘플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과 조만간 공급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대우전자·LG전자·휴맥스 등 15개 PVR 제조업체들과 HDD 채택에 관한 승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HDD를 PVR 제조업체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국내 PVR 시장 상황을 지켜봐가며 대응할 예정이지만 올 연말부터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PVR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향후 HDD의 최대수요처로 기대를 모으는 가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맥스터코리아 우기섭 사장은 “유체베어링모터를 사용에 HDD의 소음을 줄이는 등 가전제품용 HDD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