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텔슨이 초우량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국내 무선통신 산업의 텃밭을 일군 텔슨의 김동연 부회장은 창립 10주년인 올해를 맞는 감회가 새롭다. 지난 2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탓이리라.
“노키아가 중국 CDMA 이동전화단말기 공급권을 따는 데 실패하는 등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노키아와 일을 하면서 그들의 글로벌 경영방식과 체질을 체득하고 R&D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잡게 돼 얻은 것도 많습니다.”
그는 올해부터는 노키아에만 기대지 않고 자력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 그동안 미국형, 유럽형, 중국형 등 다양한 CDMA 단말기 개발을 완료해 놓았다. 노키아에는 전략적 차원에서 전체 물량의 20% 정도를 배당하고 나머지는 독자적인 영업을 전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텔슨은 국내외에서 지명도가 있는 편입니다.이미 중국 콩가그룹에 이어 해신그룹과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미주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올해 190만대의 CDMA 단말기를 판매해 4000억원의 매출과 200억원의 이익을 실현하겠습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에 비록 26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텔슨은 아직도 건재하다고 억울해한다.
“부채비율이 100%대로 동종기업 중에서는 가장 낮고 유동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부채 하나없이 소유하고 있는 이 도곡동 본사 건물과 부지만 하더라도 1400억원을 호가합니다.”
그는 이같은 일이 모두 모토로라와 결별한 데서 시작됐다며 자신의 판단 실수를 솔직히 인정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결정에 대해 아쉽습니다. 그러나 텔슨은 모토로라에서 스스로 빠져나왔습니다. 텔슨·팬택·어필텔레콤 3사가 모두 모토로라에 매어 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정된 물량을 놓고 서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김 부회장은 중국시장에서 국내 업체들간 무리한 경쟁도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토로라를 제외하고 18개사가 단말기 공급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이 업체당 2, 3개 업체씩 분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CDMA는 서비스사업자에 종속되기 때문에 GSM에 비해 이문이 박합니다. 한국업체들끼리 경쟁을 벌여 단가를 떨어뜨릴 이유가 없습니다. 텔슨은 3개사 정도를 파트너로 잡아 올해 60만대 정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텔슨에는 지금도 대표이사 사장이 없다. 글로벌경영에 걸맞은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난 2년간을 한발 더 멀리뛰기 위한 움츠림으로 봐주십시오. 그리고 이제부터 텔슨이 어떻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가는지를 지켜봐 주십시오.”
<글=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