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생체인식기술 이야기>(9)"에러를 최소로 줄여라"

 

 ‘인식 에러를 최소로 줄여라.’

 생체인식 업체들의 지상 과제는 에러 최소화다. 생체인식은 지문, 홍채 등 사람마다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수단이다. 지금까지 생체인식 솔루션의 용도는 주로 문에 달려 있는 출입통제시스템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기업의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용 솔루션이나 주식매매, 은행거래 등 전자상거래의 인증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에러 해결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는 추세다.

 출입통제시스템에서 에러가 발생해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도 난감한 일이지만 기업정보가 새나가거나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한다면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생체인식 업체들은 에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신뢰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중이다.

 사실 같은 생체 특징에 의해 생체인식 솔루션이 오작동을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동일한 홍채가 나타날 확률은 10억분의 1이다. 세계 50억명의 인구 가운데 단지 5명 정도가 동일한 홍채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생체 특징이 같기 때문에 나타나는 에러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적인 에러다.

 가장 대중화된 생체인식 분야인 지문인식은 그 알고리듬이 6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98년경을 기점으로 상품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되는 자료에 따르면 지문인식 에러율은 0.001% 미만으로 평가된다. 10만번 가운데 1번 정도 오류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모조지문 감지기술, 잔류지문 판별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상용화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최적의 조건에서 나온 결과다. 실제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환경에서 생체인식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에러율은 1% 정도로 늘어난다.

 문제는 생체인식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내구성이 강한 컴퓨터라도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사용자가 아무렇게나 사용하면 곧 오류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직원 근태관리를 목적으로 수천명이 사용하는 미국의 한 공장의 경우 직원들이 지문인식률을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코나 이마에 있는 기름 성분을 손가락에 바른다고 한다. 실제 지문인식시스템은 손가락 표면의 습도 수준을 적절히 유지하면 더 높은 인식률을 보인다. 콧기름을 이용한 경험을 통해 지문이 잘 나타나게 하기 위한 지혜를 체득한 것이다.

 홍채인식시스템도 사용자 환경이 중요하다. 홍채인식시스템의 인식대상인 홍채는 망막과 달리 눈의 표면에 있기 때문에 안구내 질병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눈의 충혈과도 상관이 없다.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도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홍채인식시스템은 조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나치게 강한 빛이나 반대로 너무 어두운 환경에서는 제아무리 뛰어난 홍채인식시스템도 에러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홍체인식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조명이 필수적이며 이는 사용자의 몫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사용자의 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생체인식도 사용자가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 비로소 빛이 나기 마련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