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금융 시스템통합(SI) 시장을 놓고 SI업계가 영업·컨설팅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LG CNS,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업체들은 올해 시장판도의 시금석이 될 300여억원 규모의 기업은행 차세대 전산시스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본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금융SI 시장 전망 및 변수=올해 금융부문의 IT예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12% 가량이 성장한 2조8000억원 정도로서 전체 SI시장의 20%를 점유할 것으로 SI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33%인 9350억원이 시설투자 등을 제외한 정보화비용으로 책정돼 은행 및 증권 부문 IT예산은 전년에 비해 각각 60%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주요 10개 시중은행의 IT예산만도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1·2금융권에서 차세대뱅킹시스템과 재해복구시스템을 중심으로 IT 투자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증권사 중심의 고객관계관리(CRM) 수요가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행 프로젝트 수주전=SI 업계는 14일 기업은행이 제안요청서(RFP)를 마감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사업 수주를 위해 금융솔루션 패키지 공급업체들과 컨소시엄을 맺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300억원에 달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SDS-동양정보시스템즈-CSG(미국) 컨소시엄, LG CNS-FNS닷컴(대표 김재민), 현대정보기술-한국IBM-영국 티메너스 컨소시엄, 액센츄어 등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이달중 최종사업자 선정을 마치는 대로 현장성능시험(BMT)을 하지 않고 곧바로 시스템 구축에 착수토록 할 계획이다. 업계는 기업은행프로젝트의 수주여부가 올해 대형SI업체들의 ‘기 싸움’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동향=지난해부터 금호생명과 외환은행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머쥔 LG CNS(대표 오해진)는 조만간 산업은행과 신규 프로젝트 계약체결을 앞두고 컨설팅사업부를 통해 금융권 SI컨설팅의 강화에 나섰다. LG는 특히 그룹사의 물량 확보 차원에서 LG투자증권 등 제2금융권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를 LG CNS에 넘겨준 것을 교훈삼아 올해는 선두 탈환을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난 1월 금융사업디비전을 신설한데 이어 이달부터 100명 규모의 금융 솔루션 전문가 모집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또 금융SI 아웃소싱 사업 창출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전문 솔루션업체와 제휴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동양정보시스템즈(대표 윤여헌)는 최근 제1금융권 전담 조직 은행IU를 신설한데이어 차세대시스템과 재해복구시스템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생명보험에 치중해온 보험시장도 손해보험까지 확대해 차세대시스템 구축과 인수합병 보험사간의 IT통합,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 C&C(대표 윤석경)는 지난해 조흥·서울·한국은행 및 SK·한덕·국민생명의 프로젝트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은행권 집중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SK는 영업·기술분야 전문가 충원에 나선 가운데 은행의 독자신용카드시스템 및 전산백업센터구축, CRM, 기업정보포털(EIP), 통합단말시스템을 공략하는 한편 신용카드사기인지, 보험사기자동인지 등 솔루션사업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지난해 하나은행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최근 금융 컨설팅 강화를 바탕으로 제1·2금융권 재해복구시스템 시장 공략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국산 금융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해 이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도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은 2∼3개 은행을 선정해 마이크로소프트 닷넷 플랫폼 기반의 금융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특히 전자금융 시장 공략 차원에서 최근 금융SI 부문 신규 인력 20명을 충원한데 이어 내달 중 금융SI 전담 사업팀을 발족할 예정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