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통단말기株-`기는` 네트워크장비株

  

 통신장비 업종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이동전화단말기와 네트워크장비 부문 중견기업들의 최근 주가흐름이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단말기 관련 종목은 최근 몇달동안 평균 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강세현상을 보인 반면 네트워크 및 초고속인터넷 장비 관련주들은 개별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전화단말기 대표주인 팬택은 지난 7일 이후 6거래일 동안 줄곧 오름세를 지켜왔으며 14일에도 전날보다 700원 오른 1만4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팬택은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팬택이 이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와 올초 중국에 총 210만대의 CDMA 및 GSM 이동전화단말기를 수출키로 한 것을 비롯, 최근들어 CDMA 원천기술업체인 퀄컴으로부터 250만달러 규모의 투자제의를 받는 등 경영여건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25일부터 최근까지 유화, 한화, 교보, 현대, 대신증권 등의 매수추천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팬택의 주가 상승세에 힘을 불어넣었다.

 텔슨전자도 2월 중하반기 3000원대를 지키던 주가가 최근들어 4000원대까지 올랐으며 14일에는 장초반 상한가를 찍은 뒤 70원 내린 4890원으로 물러앉았지만 5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업체도 이달초 중국 모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와 4000만달러 규모의 단말기 수출계약을 추진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네트워크장비와 ADSL장비 공급에 주력해온 콤텍시스템과 다산인터네트 등은 상황에 따라 약간씩 기복을 나타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콤텍시스템은 지난 6일 이후 무려 5거래일 동안 계속해서 주가가 떨어졌다. 14일장에서는 전날보다 45원 오른 2385원으로 마감되면서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지난 7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의 약세를 완전히 만회하는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산인터네트 역시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14일에도 힘겨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주가는 52주 신고가인 지난해 3월 14일의 4만500원에서 만 1년동안 무려 60% 이상 빠진 것이다.

 김홍식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동전화단말기 생산 중견업체의 중국시장 수출실적이 직접 확인되면서 증시에서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라며 “인도, 남미 등으로 시장확대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네트워크장비부문에 대해서는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투자가 미진해 어려운 형국이지만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통신사업자들의 신규투자가 현실화되는 하반기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