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 겟모어증권사장

 “새로운 일에 도전해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뒀을 때 느끼는 성취감만큼 기쁜 일은 없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전혀 생소한 온라인 증권사를 맡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것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겟모어증권을 이끌고 있는 묵현상 사장은 설립 2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 2000년 3월, 미국 온라인증권사들의 성공을 표방하며 순조롭게 출범했으나 때맞춰 불어닥친 증시침체와 증권사간 수수료 경쟁, 막대한 전산투자 등으로 온라인증권사들이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겟모어증권은 최근 6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주식시장의 1%, 옵션부문에서 4%를 점유하는 등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을 두지 않고 온라인 거래만으로 5만명의 실거래회원을 확보했다는 것은 증권가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물론 짧은 기간 안에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맥이 없다는 점이었고 IT와 금융기업간의 속성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 한국통신과 삼보컴퓨터의 이머신즈, 한국엡손의 설립을 주도했다는 화려한 경력도 인맥이 중요한 금융부문에서는 통하지 않았기 때문. 증권사는 물론 금융계를 통틀어 공대출신 사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묵 사장은 그야말로 ‘맨바닥’에서 출발해야 했다. IT업계와 금융계의 문화차이를 깨닫는 데도 적잖은 시간을 보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IT업계에서 쌓은 서바이벌 개념이 증시 침체기를 무사히 넘기고 일정 궤도에 올라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습니다. 금융권 모두에게 막대한 부담인 전산투자에 있어서도 타 증권사의 60%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사장이 직접 CIO역할을 겸임할 정도로 최소인력과 최소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또 PC와 프린터 등 컨슈머 상품을 다루면서 얻은 가격정책과 고객에 대한 분석노하우 등으로 살아 있는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들이 빛을 본 것 같습니다.”

 겟모어증권은 내년 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에 100억원의 수익을 거둔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증시상황이 호전된 데다 노하우 축적이 충분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묵 사장은 IT분야의 후배들에게 금융권을 공략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권의 사활은 IT매니지먼트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정도로 전산장비 도입과 유지보수가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대형금융사건 중소형 금융회사건 막대한 IT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보안·인증분야나 백업분야, 유지보수 등 모든 분야에 니치마켓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묵 사장은 미국 금융사들의 경우 총 투자비의 40% 정도를 IT에 사용하고 있다며 IT업체들이 금융권에 보다 높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