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팹 유치경쟁 과열조짐

 나노종합팹센터(공용시설) 유치를 둘러싼 연구·교육기관의 참여 러시로 과열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관련 대학 및 기관에 따르면 과학기술부의 나노팹센터 유치신청서 마감 시한이 당초 지난 8일에서 오는 29일로 3주 연기되자 그동안 이 사업을 준비해온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포항공대 등 3개 기관에 이어 서울대·전자부품연구원·하이닉스 등 4∼5개 기관 및 대학이 새롭게 유치 신청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나노팹 경쟁률이 최고 8대 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막판 유치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새롭게 나노팹 유치에 나선 서울대는 막판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대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중심으로 나노팹 유치에 나서기로 하고 최근 추진위원단 구성을 마쳤다. 서울대는 탄탄한 인맥과 나노 관련 시설 및 연구기관이 전국 최고라는 점을 내세워 높은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충북대와 성균관대도 뒤늦게 나노팹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충북대는 국가 차원에서 첨단 연구 및 벤처집적시설로 육성하고 있는 오창산업단지에 나노팹을 유치키로 하고 최근 추진위원단을 구성했다. 충북대는 나노와 관련된 실리콘팹과 13㎚까지 측정이 가능한 전자빔 리소그라피 장비, 저온측정시스템 등 국내에 몇 안되는 첨단 장비 및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성균관대도 삼성종합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최근 나노팹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자부품연구원과 하이닉스도 각각 지리적인 강점과 완벽한 연구 인프라 등을 내세우며 나노팹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나노팹이 들어설 부지를 수원 인근에 이미 확보해놓고 수도권이 인접한 지리적 조건과 연구시설 인프라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자체 연구소의 인프라 시설만으로도 새로운 투자 없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새로운 경쟁자가 대거 등장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나노팹 유치를 준비해온 KAIST 등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KAIST는 최근 나노팹 유치사업 책임자로 반도체 분야에서 경영 경험이 많은 오계환 박사를 영입했으며, KIST는 컨소시엄 구성이 사업자 선정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사업 책임자 물색에 나섰다.

 과기부 관계자는 “아직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기관이나 대학·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며 “이번에 나노팹 1개를 선정한 이후 필요하면 종합계획 2단계에서 소자나 바이오 등의 추가 팹을 선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