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는 아파트, 씨브이네트의 목표입니다.”
강병찬 씨브이네트 사장(49)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사업모델을 강조한다. 죽어 있는 아파트를 숨 쉬게 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일이 바로 씨브이네트의 설립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아파트가 숨을 쉬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홈 네트워킹이 필수입니다. 아파트 내 모든 정보기기와 가전제품이 모두 디지털로 변해야 합니다. 또 이들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여야 하며 인터넷을 통해 가상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합니다.”
지난 2000년 국내에 처음으로 사이버 아파트 개념을 도입한 강 사장은 올해가 실질적인 사이버 아파트의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사이버 아파트라면 초고속망이 깔려 있는 아파트라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인프라 측면만 강조한 말입니다. 사이버 아파트를 위해서는 건설업체와 통신사업자 못지 않게 디지털 가전업체의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최근 가전업체가 이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올해 사이버 아파트의 시장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강 사장은 세 가지를 들어 올해 사이버아파트 시장의 청사진을 뒷받침했다. 먼저 정부가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초고속 정보통신 설비 설치를 의무화해 주변환경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것이다. 또 전체 인구의 60%인 2600만명 정도가 인터넷을 이용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여기에 가전업체가 디지털 가전제품과 PC·PDA·IT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가정을 정보 기지화하고 정보가전 제품의 홈 네트워킹과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꼽았다.
“삼성물산과 씨브이네트가 지금까지 보급한 사이버 아파트 규모는 2만6000호 정도며 3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올해 5만호는 거뜬할 것입니다. 여기에 다른 업체까지 포함하면 대략 7∼8만세대의 사이버 아파트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씨브이네트는 사이버 아파트에 필요한 각종 정보기기를 설계하고 이를 관리하며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해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매출 120억원, 순익 2억원을 달성해 사이버 아파트 업계에서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매출 270억원, 순익 11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인 니쇼이와이와로부터 지원받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 닛쇼이와이와의 투자 및 사업제휴 계약으로 우리나라와 주거환경이 비슷한 홍콩·싱가포르는 물론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미 중국 유수업체와 사이버 아파트 관련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해외시장을 노크한다는 강 사장은 해외에서도 씨브이네트의 사이버 아파트를 볼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강병찬 사장은 지난 77년 삼성건설에 입사해 삼성 회장비서실 경영 담당, 삼성물산 주택개발부문 사업부장, 삼성물산 상무이사를 거쳐 2000년 씨브이네트를 설립한 정통 삼성맨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