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도 뇌졸중이나 당뇨병·간경화·골다공증 등 대표적인 성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의약 후보물질 및 핵심 신기술이 오는 2011년께 선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과학기술부가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의 단장을 맡아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 한국화학연구원 유성은 박사(52). 그는 이번 사업단 운영을 통해 국내 대표적인 성인질환 연구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신의약 치료제 및 핵심 신기술 개발을 위해 각계에 도움을 당부했다.
유 단장은 “선진국에 독점돼 있는 의약산업은 기술개발의 기간이 길고 투자액이 워낙 많아기술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사업단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2004년께는 기술격차가 10년, 최종 3단계가 마무리되는 2011년께엔 3년까지 좁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은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생명기술과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수립, 독창적인 신의약 치료제 및 핵심 신기술 개발을 위해 오는 2011년까지 10년간 총 1415억원(정부 900억원, 민간 515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올해에만 사업단은 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 비만·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간 질환, 삶의 질 관련 질환인 골다공증·관절염·알레르기의 신의약 치료제 개발을 위해 61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질환 관련 단백질 발굴, 동물모델 개발, 분자설계기술 개발 등 신의약 관련 핵심 신기술 개발 등에 59억원 등 모두 12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과제도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연구기관·벤처기업·국내외 대학 등 산·학·연이 협동 연구를 할 수 있는 15개 과제를 선정했습니다. 대학만 19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하버드대학이 국제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합니다.”
사업단 내 5명의 사무국 직원을 두고 사업단 운영에 들어간 유 단장은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이 500명이 넘는 등 과제 규모에 비해 운영인력이 다소 부족한 형편이지만 못해낼 것도 없다”며 “연구성과에 대한 신속한 사업화 추진을 위해 변호사 등 각계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 원스톱서비스 지원체제부터 구축할 것”이라고 사업단 운영 방침을 설명했다.
유 단장은 “이번에 착수된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개발된 치료제를 국내외 제약회사 등 20여곳에 라이선싱해 기술료 수익을 얻는다면 국내 의약산업의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신의약 물질에 대한 설계기술, 조합화학기술, 동물모델 개발기술, 고효율 약효검색기술 등 신의약 개발을 위한 기반기술 등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도 전주기적 신의약 개발체제가 구축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의약 연구를 시작한 지 15년밖에 안돼 그동안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번에 창의력을 발휘할 최소한의 인프라 시설을 갖추게 돼 모든 의약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지는 못하더라도 특화된 분야에서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 단장은 우리나라 신약 개발 체계의 자립을 기대하며 “최근 연구되고 있는 유전체나 단백질 연구 등의 신기술을 동원하고 유기적인 산·학·연 협동연구체제에 인적 자원과 우리 고유의 정신력을 가미하자는 것이 사업단이 추구하는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약력>
△72년 서울대 문리과대 졸업 △74년 서울대 대학원 유기화학 석사 △77년 미국 예일대 생유기화학 박사 △ 77∼79년 하버드대학 화학과 박사후과정 △79∼86년 미국 듀폰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86∼2001년 한국화학연구원 신물질연구단장 및 의약연구부장, 화학물질연구부장 △현재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장, 대한화학회 의약화학지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