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시스템 솔루션 사업자로 새롭게 승부한다.’
올초 LG전자 시스템사업본부가 분사해 설립된 LG엔시스(대표 박계현)가 3개월여간의 조직정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타 국내 주전산기 개발사업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스템사업본부는 LG전자에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매출비중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반도체나 정보통신 영역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국산 주전기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후 사업부의 존속 명분조차 흐려진 상태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우통신·현대전자의 관련인력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LG전자 역시 이 사업부를 두고 장고하다가 지난 1월 슬그머니 분사를 시켰다.
이후 LG엔시스는 외부에 분사 사실조차 알리지 않고 조직정비와 비전 수립작업을 벌였다. 두달여 작업 끝에 LG엔시스는 △서버사업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솔루션 △금융자동화기기 등 3가지 영역을 축으로 하는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매출목표도 사업부 시절의 3000억원에 비해 20% 늘어난 3600억원으로 정했다.
특히 LG엔시스는 솔루션사업을 강화하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지식관리솔루션(KMS) 등을 자체 개발해 그룹사에 적용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솔루션사업에는 자신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그동안 주전산기를 공급한 사이트들이 잠재고객으로 남아 있는데다가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조직이 탄탄하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다른 주전산기 사업자들이 사업을 중단하면서 영업 및 서비스 조직을 없애 버린 것과 달리 LG엔시스는 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해왔다는 것. 지금까지도 공공기관을 비롯한 금융·제조업종 1250여개의 고객사를 관리하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솔루션사업을 벌일 경우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LG엔시스의 박계현 대표는 “이름도 바꾸고 사업계획과 조직을 새로 마련한 만큼 이제 창업한다는 각오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생각”이라며 “고가용성 솔루션을 개발해 기존 주전산기 공급처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지난해보다 최소한 20%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