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보컴퓨터·대덕전자·모디아 등 50여개 정보기술(IT)기업이 주주총회를 여는 등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총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주총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 실적부진과 낮은 배당 수준에도 불구하고 큰 마찰이 없는 가운데 조용한 주총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처럼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 권리찾기’ 움직임이 적었고 주식시장의 호황속에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편 일부 기업은 주총에서 상장 안건 이외에 주주들을 대상으로 올해 사업에 대한 기업설명회(IR) 성격을 가미해 호평받기도 했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주총 일정을 대부분 3월 2, 3, 4째주 금요일에 잡아 자기 기업에만 주주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주총 이슈를 점검해본다.
◇사외이사 선임 확대=올해 주총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코스닥기업의 사외이사 선임이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코스닥기업은 전체이사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며 그 수는 3인 이상이어야 한다. 자산규모 2조원 미만 코스닥기업 사외이사는 전체이사의 4분의 1에 이르러야 한다. 이에 따라 삼테크·한네트·신세계I&C·세보이엠씨 등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하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들의 사외이사 비중 확대는 기업들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주총에 임박해서야 적당히 사람을 구해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는 등 이와 관련한 사전준비는 크게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목적 변경도 많아=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기업도 많았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테스텍이 보안·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목적을 확대했고 가야전자도 통신업을 사업내용에 추가하는 등 기업들의 IT분야 사업목적 추가가 많았다. 이날 주총을 실시한 텔넷아이티·일륭텔레시스 등도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한편 재스컴은 항공기·우주선 보조장치 개발 등을 사업목적에서 제외했다.
특히 의류업체인 화림모드가 영상·게임·교육·전자상거래를 사업분야로 추가하는 등 비IT기업의 IT분야 사업목적 추가도 활발했다.
◇자사주 소각, 중간배당도 강화=한국트로닉스·한단정보통신·한국하이네트·태진미디어·나라엠앤디·파인디엔씨·한네트 등은 주주보호를 위한 자사주 및 이익의 소각을 가능케 하는 조항을 이번 주총에서 신설했다.
또 한국트로닉스·한단정보통신·한네트 등은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정관을 마련, 연 2회 이상의 배당을 가능하게 하는 등 주주 우선의 경영 의지를 드러낸 기업도 많았다. 창민테크는 대주주에게는 배당을 하지 않고 소액주주들에게만 액면가 기준 60%의 배당을 실시하며 호평을 받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