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기부터 기존 싱크로너스D램(SD램)에 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해온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이 최근 같은 용량의 SD램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램버스 D램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로 불리는 DDR SD램의 가격이 지난달말 SD램 가격 이하로 하락한 후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15일 오전 아시아현물시장에서 256Mb DDR(32M×8 266㎒) SD램은 7.70∼9.00달러(평균거래가격 8.16달러)에 거래돼 256Mb(32M×8 133㎒) SD램의 7.90∼9.20달러(평균거래가격 8.30달러)에 비해 2%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22일 평균거래가 기준으로 256Mb SD램이 같은 용량의 DDR램 가격(8.26달러)보다 높은 8.28달러에 올라선 후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두 제품간의 가격격차는 소폭이긴 하지만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DDR SD램은 기존 SD램 제조라인에서 설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전환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SD램과 제조단가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개수가 SD램보다 적어 최소 5% 이상의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DDR SD램은 같은 용량의 SD램보다 판매가격이 최소 5% 이상 높아야 D램 제조업체 입장에서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계산이다.
업계는 최근 SD램에 비해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DDR SD램이 SD램 가격 이하로 하락한 원인을 수급불균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D램 시장에서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아온 SD램이 올해를 정점으로 퇴조하는 대신 이 자리를 DDR SD램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후 D램 제조업체들이 SD램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DDR SD램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가격역전’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주요 업체들은 DDR SD램 생산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아시아현물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대만에서 D램 판매비중이 높은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가 기존 SD램 제조라인의 대부분을 DDR SD램 제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생산물량을 크게 늘린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대만의 칩세트 업체들이 DDR 지원용 칩세트를 늘어나는 수요만큼 생산하지 못하고 있고 세계 중소 PC제조업체들이 PC제조단가를 낮출 목적으로 램버스D램이나 DDR SD램 대신 기존 SD램을 사용하는 PC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점도 ‘가격역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불균형으로 DDR SD램 가격이 SD램 가격 밑으로 떨어지긴 했으나 가격이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며 “DDR SD램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중소 PC제조업체들이 SD램보다 값이 싼 DDR SD램을 다시 채택하는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