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스탠리 마이어즈 SEMI 사장

 “지난해 반도체 장비업계는 전세계적으로 전자제품 시장과 기업 설비투자 부문의 붕괴로 사상 최악의 판매 감소를 겪었다. 공교롭게도 한 해 전(2000년)에 반도체 장비시장이 최대 성장률을 기록한 직후였기 때문에 업계 사람들이 최근 피부로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증폭돼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삼성동 COEX 전시장에서 개최된 반도체 장비전시회 ‘세미콘코리아’에서 기조연설을 해 관심을 끈 사람이 있다. 바로 지난 97년부터 ‘국제 반도체 장비·재료협회(SEMI)’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스탠리 마이어즈 사장이다. 그는 올해 세미콘코리아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전세계 반도체 장비업계의 최근 동향을 명쾌하게 설명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 IT산업의 핵심을 이루는 반도체 산업. 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로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본부를 둔 SEMI다. SEMI는 반도체 장비·재료·평면표시장치 등을 생산하는 전세계 2400여 기업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이와 관련된 장비시장의 규모는 무려 650억 달러에 이른다. SEMI는 업계 내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한 밑바탕을 충실히 쌓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유럽·한국 등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세미콘 (SEMICON) 등 각종 전시회들은 업계의 최신 동향과 기술력을 파악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미국·한국·일본 등 세계 8개 주요 반도체 생산국에 뻗어 있는 SEMI를 총지휘하는 사람이 스탠리 마이어즈 사장 겸 CEO다. 그는 국제표준규격 제정, 기술인력 교육 프로그램, 산업 관련 통계조사, 국제회의 개최, 정부정책 관련 프로그램, 세미콘 등 SEMI의 광범위한 업무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하나하나 떼어놔도 모두 협회 하나가 될 만한 중요한 업무들이다.

 마이어즈 사장은 지난 89년부터 SEMI 이사로 활동하며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97년 SEMI CEO에 취임했다. 캔자스 주립대(화공과)를 졸업한 마이어즈 사장은 이에 앞서 지난 85년부터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 실텍실리콘의 CEO로 일하면서 일본의 미쓰비시 반도체재료사와 합병을 성사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