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올해 추진할 정보화 제도개혁의 기본 방향은 수치지도, 위성사진, 교통, 물류 등 건설·교통부문 정보의 민간유통을 촉진해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번에 발표한 ‘2002년도 건설교통분야 규제정비과제 세부추진계획’에는 이같은 정부의 방침이 담겨있다. 이 계획은 크게 건설·교통정보 유통의 활성화와 수치지도 표준화 및 갱신 등으로 요약된다.
◇건설·교통정보 유통 활성화=그동안 국가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사업을 통해 확보된 각종 수치지도 및 항공사진 가운데 상당수는 명확한 법률적 근거없이 일반 공개가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공간정보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지고 지방자치단체가 1000대1 수치지형도를 자체 제작하는 등 중복투자의 문제도 제기돼 왔다. 또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는 각종 교통정보의 원활한 유통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극히 취약하다는 지적도 면치 못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에 공간정보의 생산과 유통, 메타데이터 내용 및 공개원칙은 물론 정보유통에 필요한 저작권, 정보공개, 정보보안, GIS표준, 가격설정, 구입방식, 유통모델, 데이터베이스 품질보증 등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공간정보의 민간유통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속도로·국도·도심지 등 국내 모든 교통정보를 통합, 수집하고 이를 유통할 민간사업자를 ‘민간투자법’에 따라 선정함으로써 공공기관이 보유한 교통정보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수치지도 표준화 및 갱신=산업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도로·철도·주택 등 각종 지형 및 지물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나 수치지도는 빠른 갱신이 이뤄지지 않아 국가 주요 정책수립에 요구되는 정확한 공간정보의 제공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통신·전력·가스 관련 공공기관들이 별도의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지하매설물 전산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하시설물에 대한 통합관리 및 호환성 확보가 곤란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올해 ‘수치지도갱신 우선순위 결정기준’을 별도로 제정, 산악지역을 제외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도로·철도·항만·주택 등 지형변화가 많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지역의 수치지형도부터 우선 수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수치지도 제작사업 추진방식도 일괄발주 형태로 전환해 연속적인 갱신체계를 구축하고 현행 2∼3년의 업그레이드 주기 또한 1년 수준으로 단축해 나갈 계획이다.
건교부는 또 지하시설물에 대한 통합관리 및 호환성 확보를 위해 별도의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을 벌여 기술표준을 제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하시설물 조사 및 탐사 시기와 대상지역 등을 조정함으로써 해당기관들이 지하시설물 수치지도화사업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