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 창업주 가헌 우상기 회장이 지난 17일 0시20분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향년 83세. 유족으로는 미망인 최순영 여사와 장남 석형(신도리코 사장), 차남 자형(신도투자 사장) 등 2남1녀다. 빈소는 서울중앙병원 30호 영안실(3010-2270), 발인은 3월 21일 오전이며 장례는 회사장으로 신도리코의 성수동 본사에서 치뤄진다. 장지는 충남 아산시 점량동으로 정해졌다.
고 우상기 회장은 한국 사무자동화의 산증인이다.
1919년 개성에서 태어난 고 우상기 회장은 39년 개성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였다. 등사기나 먹지가 유일한 문서관리 수단이었던 60년 신도교역을 창업한 그는 처음 복사기 1대를 들여와 미우만백화점(현 미도파백화점)에 전시하면서 첫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복사기의 대중화를 위해 직접 생산에 뛰어들어 64년 국내 최초의 복사기 Ricopy 555를 생산, 상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70년 회사명을 신도리코로 바꾼 고 우상기 회장은 무리한 사업확장보다는 기술개발과 무차입경영, 정도(正道)경영으로 일관해 노사문제가 한번도 없음은 물론이고 97년 IMF시기에도 인원감축이 없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나라를 사랑하고 직장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삼애정신을 제창, 기업인의 두 가지 덕목으로 경영 전념과 이윤의 사회환원을 꼽았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도리코 장학회, 가헌과학기술재단 상영재단, 육영재단 등 4개 재단은 그의 이러한 신념이 구현된 것이다.
고인은 석탑산업훈장(77년), 새마을훈장(77년), 한국의 경영자상(78년), 은탑산업훈장(85년)과 기업인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95년)을 수상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