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욱 KAIST 재료공학과 교수
최근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와 전기적 고성능화를 위해 수동소자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사용되는 수동소자의 수가 능동소자의 수에 비해 훨씬 더 많기 때문. 단적인 예로 휴대형 이동통신기기의 경우 능동소자에 대한 수동소자의 비가 20대1을 넘어선다.
현재 수동소자들은 대부분 개별형 부품 형태로 인쇄회로기판(PCB)의 표면에 실장되고 있어 기판 면적의 50%를 차지한다. 특히 고주파에서 소자간의 접속거리가 길어 전기적 기생성분을 유발시켜 제품의 전기적인 성능을 저하시키고 납땜을 통한 접속 수가 많아짐에 따라 제품의 신뢰성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내장형 수동소자(embedded passive)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기술로 기존의 개별형 수동소자들을 기판의 표면으로부터 다층구조 PCB 안으로 집적시키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수동소자가 차지하던 면적을 줄일 수 있어 칩의 실장밀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자간의 접속길이가 짧아져 전기적 성능의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커패시터는 디커플링 커패시터 또는 바이패스 커패시터용으로 전자회로에 사용되며 수동소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내장형 커패시터 후보재료 중 폴리머의 우수한 가공성, 세라믹 분말의 높은 유전상수, PCB와의 상호 적합성을 갖는 폴리머, 세라믹 콤퍼지트는 가장 각광받는 재료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개발은 용액을 스핀코팅하는 방법을 사용해 커패시터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비교적 얇은 두께의 필름으로 높은 커패시턴스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재료의 낭비가 많고 두께 조절이 용이하지 않다. 또 넓은 면적에 균일한 두께의 필름을 도포하기 어려워 균일한 특성의 커패시터를 얻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진다.
이러한 스핀코팅 방법의 단점을 극복, 경화 전 상온 보관성이 우수하고 라미네이션 방법을 사용해 넓은 면적에 균일한 필름 두께와 커패시턴스 특성을 가진 빌드업 PCB용 에폭시/BaTiO3 내장형 커패시터 필름이 등장했다. 이 필름은 특수한 에폭시계 레진을 기본으로 하고 유전상수를 높이기 위한 충전제로 2종류의 BaTiO3 분말을 사용, 두께 7㎜ 이상, 13㎋/㎠(이 때의 유전상수는 100), 커패시턴스 오차 5%의 우수한 특성을 갖는다. 현재 이 필름은 국내 특허 출원중이며, 제품화를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