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삼성카드의 대립으로 촉발된 카드수수료율 문제가 온라인 쇼핑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업체는 온라인 쇼핑 결제의 80% 이상을 신용카드가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은 2.5∼3%에 달하는 수수료율을 지불하고 있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카드 도용 사례로 인한 피해를 쇼핑몰업체가 책임을 지는 현행 카드 가맹점 약관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이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그 동안 수수료 문제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온라인 쇼핑업체의 이 같은 ‘강경방침 선회’는 최근 유통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율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요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업체는 이익 단체인 한국통신판매협회(http://www.kodma.or.kr)를 통해 실력 행사에 나설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업체는 개별적으로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와 약관 수정을 요구하는 한편 다음주 통신판매협회 정기총회를 통해 온라인 업체의 입장을 최종 정리해 발표키로 했다. 통신판매협회는 이를 위해 회원사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조사하고 이를 공유하는 등 카드회사의 전면전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온라인 쇼핑몰업체는 가맹점 수수료와 관련해 업체 규모 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 2000년 인하운동을 추진, 현재 인터넷 쇼핑몰업체 2.3∼3%, 홈쇼핑업체 평균 2.63%의 수수료율을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할인율을 쇼핑몰업체가 떠 안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용카드 사에 납부하는 수수료 규모는 총 5∼6% 수준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몰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 중에서 온라인 쇼핑카드 거래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상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매년 30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유통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지불하고 있고 업체 규모나 전자상거래 매출비중을 볼 때 수수료율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업체는 남의 신용카드로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카드 도용 사례가 발생했을 때 쇼핑몰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카드사의 가맹점 약관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키로 했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업체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완벽한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데도 카드 도용에 대해 판매업체에 100% 책임을 지우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독단이라는 주장이다.
온라인 쇼핑업체는 손실 매출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불리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였으나 카드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내부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판매협회 측은 “가맹점은 본인 여부, 카드의 진위 여부, 유효기간 경과 여부를 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내부 약관 조항은 오프라인 유통점의 대면 거래를 염두에 둔 규정이어서 온라인 상거래에는 맞지 않는다”며 “수수료 인하 문제와 함께 대표적인 개선사항으로 카드회사를 상대로 실력 행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