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T/PCB KOREA 2002]기술 세미나-SMT장비

 SMT시장은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 전자산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 2000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거품론의 대두로 지난해 IT경기가 심각한 침체에 빠져들면서 SMT시장 역시 불황을 면치 못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세계 SMT업계의 실적은 호황이던 2000년 대비 52%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90년대 초 세계적으로 20여개사에 달하던 중속 범용칩마운터 생산업체는 그동안의 격변기를 겪으며 지금은 4, 5개 회사만이 살아남았을 정도다.

 올들어 다시 IT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임에 따라 SMT시장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동전화 등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의 회복으로 지난해 바닥을 기록했던 SMT시장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는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이 양대 축을 형성하며 국내 SMT시장을 이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종전 중속 칩마운터 개발에 이어 일본과 독일의 일부업체들이 과점해온 고속기 시장에 추가 진출하기 위해 고속기를 개발해 놓고 올해 야마하·주키 등 세계 수위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은 최근 실장속도(태크 타임:tack time)를 0.1초 이하로 줄인 고속형 제품을 잇따라 개발한 후 해외전시회를 통해 선보이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크타임은 디바이스 하나를 인쇄회로기판(PCB)에 장착하는 시간을 말하며 태크타임이 0.1초라는 것은 분당 600개, 시간당 최대 3만6000개의 디바이스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테크윈은 태크타임이 0.1초대인 고속형 칩마운터 CP60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태크타임을 0.1초 이하로 줄이고 가격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한 CP60시리즈를 선보여 매출 및 시장확대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APEX2002 전시회에 참가, 100여개 참관업체를 대상으로 1300만달러 가량의 수주상담 실적을 올렸으며 솔렉트론·델파이·노키아 등 30여개 회사로부터 장비시연을 요청받기도 했다.

 미래산업은 태크타임이 0.098초인 고속 칩마운터 ‘MPS-1010α’를 비롯해 첨단 패키지인 QFP(Quad Flat Package) 기준으로 태크타임이 0.554초인 ‘MPS-1020QPα’ 등을 출시하고 APEX2002 전시회에 이어 이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일렉트로닉차이나에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의 기술발전 속도는 세계 여타 업체들에 비해 빠르다는 점은 국산 칩마운터의 성장가능성을 밝게 한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88년 SMT사업에 착수한 후 지금까지 칩마운터 본체기준으로 3000대 이상을 전세계 30여개국에 수출했으며 연간 1000대 이상의 장비를 미주·유럽·아시아 전역은 물론 중남미와 남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수출하는 수출주도형 사업으로 육성했다.

 미래산업도 반도체 불황과 IMF체제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100여명의 연구원과 162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1년 6개월만인 지난 99년 2월 칩마운터를 개발해 주력사업화했다.

 이 회사는 그해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해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 안정성 등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일례로 2000년 3월 APEX 전시회에서 SMT 매거진이 선정하는 올해 최고의 제품상을 수상하며 제품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미래산업은 지금까지 전세계에 600여대를 판매했으며 국내 신규 칩마운터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등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SMT시장은 향후 기존의 고속기와 중속 범용기가 중대형 고속기 분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니즈에 적극 대응,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가격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설비투자 위축으로 막대한 재고를 안고 있는 SMT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미 정상가격의 50%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에 나선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SMT시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반도체·LCD 등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르면 2분기 말부터 SMT시장이 활황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