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제작자협회` 순항할까

 ‘음원제작자협회 제대로 자리잡을까.’ 음원(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 집중관리를 목적으로 지난 13일 출범한 한국음원제작자협회(회장 서희덕)의 향후 활동에 음악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저작인접권 행사에 대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신탁기관에 대한 인식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에서부터 기존 단체와의 갈등을 조율하는 문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 과제가 산적해 협회의 갈 길이 멀기만 하다.

 ◇ 협회 출현 의미=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저작인접권에 대한 권리행사를 표방하며 한국음반협회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합의해 설립된 단체다. 지난해 9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으며 이미 올해 1월부터 판매용 음반의 방송사 보상금 징수분배 업무를 관장하고 있어 활동을 시작한 상태. 물론 협회 본연의 역할인 저작인접권 신탁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추가 공청회, 저작권심의조정위의 심의, 사용자 단체와의 협의 등을 거쳐 문화관광부의 신탁관리 단체 지정을 공식적으로 받아야만 가능하다. 이번 협회 설립은 저작인접권에 대한 권리를 집단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작권의 경우 음악저작권협회가 있고 실연권 역시 최근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라는 집중관리 기구가 구성됐지만 이제까지 저작인접권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만한 조직적인 대응이 없었다. 특히 음원의 디지털 활용이 많아지면서 저작인접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가를 지불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 음원제작자들의 불만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회 설립을 통해 저작인접권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처음 열렸다고 볼 수 있다.

 ◇현안 산적=협회의 갈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협회는 문화관광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는 절차상의 과제뿐만 아니라 음원제작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문제부터 보다 복잡한 인접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하는 방안,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존 협회나 다른 신탁관리 기구와의 조화를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접권은 저작권과는 달리 여러 층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징수요율이나 분배 문제가 더욱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투명성과 신뢰성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만 신탁이 성립된다는 점에서 협회가 자리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온라인 음악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상황에서 갈 길이 바쁜 협회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13일 공청회에서도 불거졌듯이 일부 음반업계 관계자들이 협회 출범의 정당성과 운영절차와 방법의 문제를 거론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협회를 둘러싼 갈등과 진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현재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권리관리 정보DB 시험가동에 나서는 등 모든 것을 정보시스템화해 투명하게 처리,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추가 공청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