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반독점 재판 심리가 18일(현지시각)부터 8주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이번 심리는 지난해 11월 미 정부와 MS가 마련한 화해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등 9개 주와 MS간의 대결로 양측은 이 기간 동안 한치의 양보없는 법정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이번 법정 공방에서는 이들 9개 주가 기존 PC분야 외에도 휴대폰·휴대형컴퓨터·텔레비전 셋톱박스·미개발 고안물 등에서도 주심에게 MS에 대한 독점방지 제재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 코네티컷·플로리다·아이오와·캔자스·매사추세츠·미네소타·유타·웨스트버지니아 등 9개 주와 워싱턴DC는 MS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함께 고발했던 다른 9개 주와 달리 지난 11월 미 법무부와 MS가 막후 협상을 통해 마련한 타협안을 거부, 독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은 “신기술을 이용한 경쟁 제한 행위의 재발을 막으려면 화해안이 규정한 제재안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MS에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MS는 “고등법원에서 지적된 구체적 법 위반 사항만 제재 대상이 돼야 하며 주 정부가 법무부의 결정사항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공방에 대해 콜리 콜러 커틀리는 MS에 대한 제재를 과거의 잘못에만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향후에 나타나는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거래에도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가 주 정부들과 함께 4년 전 MS에 대한 역사적인 반덤핑 재판에 돌입할 때까지만 해도 미디어 플레이어, 인스턴트 메시지, TV 셋톱 박스 등은 생소한 신기술이었으나 이제는 폭넓게 이용되는 제품들로 향후 공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주 정부들은 이들 신기술에 대해서도 적절한 장치를 미리 강구해 놓지 않는다면 MS에 대한 제재는 솜방망이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는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판사에게 제시하기 위해 거물 증인들을 대거 확보해 놓고 있다. MS는 회사 경영진, 법률전문가, 경제학자 등을 내세워 업계의 신기술 개발 노력에 찬 물을 끼얹고 경제와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만용을 승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반면 주 정부들은 관련 업계의 유수한 기업들을 동원할 작정이다.
한편 LA타임스는 18일 MS 반독점소송 화해안에 반대한 9개 주가 PC 외에 최신 휴대폰·휴대형컴퓨터·셋톱박스 등에 대해서도 MS에 독점방지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9개 주가 18일부터 시작되는 반독점 위반혐의 재판에서 PC는 물론 이런 신흥 시장에서도 MS가 경쟁사들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훨씬 공세적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방침은 지난 4년간 지속된 MS 반독점 소송이 데스크톱 컴퓨터에 대한 독점 여부라는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비해 미래에 비중을 둔다는 점에서 재판이 새로운 중대 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9개 주 공동변호인단 일원인 톰 그린 수석 캘리포니아주 검찰차장은 “우리는 차세대 넷스케이프처럼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