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명(HD) TV의 화질을 녹화할 수 있는 HD 비디오디스크리코더(VDR)의 상용화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반 HD VDR의 업계 표준이 사실상 확정된 데 이어 13일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세빗2002에서 LG전자·마쓰시타·도시바 등이 관련 제품을 출시, HD VDR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HD VDR는 그동안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업체마다 독자적으로 개발을 진행해왔으나 지난달 중반 소니·필립스 등이 주축으로 블루레이디스크(BD)라는 HD VDR의 표준을 제안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마쓰시타가 이 규격을 수용함으로써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HD VDR는 현재의 DVD 리코더보다 5배 이상 기록 양을 늘려 수직 해상도가 1000라인 이상 요구되는 고선명 TV품질의 화질을 2시간 이상 기록할 수 있는 디스크 저장장치다.
세빗에서 출시된 HD VDR 제품은 BD표준이 최근에야 결정돼 관련업체에 배포됐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완벽하게 BD표준 제품을 적용하지 못했지만 일부 BD의 규격을 수용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LG전자는 이번 세빗에 최대 23Gb의 디지털 영상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HD VDR를 전시하고 제품 시연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405㎚의 고밀도 ‘블루레이저 다이오드 픽업’과 신호변환 칩인 인코더, 디코더 등을 자체 개발, 상용화에 앞서 기술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LG전자 디지털미디어 연구소의 구관모 책임연구원은 “HD VDR는 디지털 방송시대에 적합한 녹화장치로 전세계 가전업체들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라며 “LG전자가 이번 세빗에 출품한 HD VDR는 BD의 일부 규격을 적용했으며 이르면 내년 중반께 상용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마쓰시타는 이번 세빗 전시회에서는 독자 규격의 HD VDR를 전시했다. DVD포럼에서의 표준화을 주장하다 막바지에 BD멤버로 합류한 도시바도 30Gb의 저장용량을 갖는 HD VDR를 출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2002 한일 월드컵 기간에 맞춰 HD VDR를 출시키로 해 관심을 모았던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
BD표준 멤버로는 국내 LG전자·삼성전자 등을 포함해 총 10개사가 활동중이다.
<하노버(독일)=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