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함께 한때 국내 가전사의 대명사였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디지털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80년대에 가전왕국으로, 90년대에는 메모리반도체왕국으로 군림했던 삼성전자가 통신이라는 효자품목 덕분에 특정제품에 국한된 이미지를 벗고 소위 디지털왕국을 건설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에 기존 반도체와 디지털미디어뿐 아니라 통신 등 3대부문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린 333식 정립구조를 이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총 3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에서 반도체가 27.4%인 8조8836억원이었으며 통신이 27.9%인 9조300억원을 각각 차지했다. AV기기와 컴퓨터·주변기기 등 디지털미디어는 29%인 9조4000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와 통신, 디지털미디어 등 3대품목의 기여도가 비슷하다. 반도체가격 폭락도 한 원인이긴 했지만 이동전화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통신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이같은 품목별 정립구조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날로그 백색가전의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전통적인 백색가전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의 10%에도 못미치는 3조2000원이었다.
디지털왕국을 꿈꾸는 삼성전자는 이제는 백색가전에도 디지털을 접목해 세계적인 홈네트워크 사업으로 일궈내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품목은 다르지만 삼성은 전체 매출에서 뿐 아니라 내수에서도 333 정립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총 7조원 안팎의 국내판매사업부의 매출에서는 통신과 디지털미디어·가전이 모두 30% 내외의 비중을 차지했다. 백색가전의 특성상 내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같은 안정된 정립식 매출구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도체와 통신 등 개별품목에서는 여전히 세계적인 지위와 명성을 누리고 있다. 한곳이 승하면 다른 한곳이 쇄하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일본의 소니’라며 디지털왕국을 꿈꾸는 삼성의 앞날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