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액 1조원 고지를 돌파하라.’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몬덱스코리아·비자캐시코리아·에이캐시 등 주요 전자화폐업체들이 기업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취급액 1조원을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최근 잇따라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취급액 1조원을 달성할 경우 내년부터는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한다는 구상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각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1조원은 전자화폐를 통한 실사용액이다. 여기서 전자화폐 업체들이 챙기는 수익은 사용액의 1% 남짓한 가맹점 수수료. 따라서 취급액 모두가 실사용으로 이어질 경우 업체당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다. 이 정도면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관리비와 전산시스템의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일정 규모의 수익이 난다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전자화폐 업체들은 일단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계획대로 업체마다 300만장 이상을 각각 발급했을 때 실사용 고객이 100만명, 한사람당 연간 10만원을 전자화폐로 쓴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에이캐시의 김정열 팀장은 “전자화폐가 올해 대중적으로 발급되고 내년에 본격적인 사용이 확산된다면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전자화폐 업무의 속성상 신용카드와 달리 회원가입이나 유지에 따른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필요없어 이같은 낙관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찮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신용카드 시장이 자리를 잡는데만 십수년의 세월이 걸린데다, 스마트카드형 전자화폐가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단말기 인프라도 당분간은 해소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또 특별 혜택이 없는 한 스마트카드가 현금과 신용카드 시장을 대체할 지불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렵다는 상황논리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카드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전자화폐가 틈새시장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 업체당 1조원에 이르는 취급액을 기록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