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노기술 현장을 찾아서>(11)AIST내 연구예산 `최다`

뒤이어 AIST내에서 가장 많은 연구예산을 쓰는 선진반도체연구센터를 들렀다.

 이곳의 연구책임자인 가나야마 도시코 박사는 본 센터에서 추진하는 야심적인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계획 MIRAI(Millennium Research for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연구과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줬다.

 MIRAI는 일본정부가 매년 380억원의 연구비를 7년간 투입하는 대형연구사업이다.

 현재 24개 민간업체과 외부 연구기관인 ASET(Association of Super-Advanced Electronics Technologies)가 참여해 공정기술이 아닌 차세대 반도체개발의 핵심기술에서 획기적인 진보를 목표로 다섯가지 연구과제가 진행중이다.

 민간업체는 주로 기술인력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외부기업 중에는 미국 인텔과 삼성전자도 참여하고 있어 향후 한국의 반도체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대규모 연구사업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강상관 전자기술연구센터에 들렀다. 여기 소장은 네이처와 사이언스지에 양자기능디바이스와 관련한 매우 많은 논문을 발표한 도쿠라 교수로 향후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물이다. 이곳에선 새로운 양자기능재료를 개발하고 관련 첨단디바이스를 제작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전기장과 자기장, 광선 및 압력을 가해 전자내부의 고유특성을 자유롭게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마침 해외출장중이어서 도쿠라 교수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향후 양자특성을 이용한 퀀텀컴퓨팅에 필요한 전자제어기술에 중요한 연구프로젝트가 진행중이었다.

 

 *저녁에는 쓰쿠바 AIST의 연구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과 달리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문화적 동질감 때문인지 분위기는 무척 우호적이었다.

 한 일본 연구원은 식사 도중에 젓가락을 집은 채 꾸벅거리며 졸기까지 한다. 그는 전날 밤에도 연구 때문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단다. 평소 대일감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맡은 연구업무에 철저히 매달리는 일본 과학자들의 프로의식만은 정말 존경할 만했다.

 AIST는 적어도 2∼3년 안에 또 하나의 노벨상을 일본에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밤잠도 못자고 연구에 매진하는 5000여 AIST 과학자들의 노력이 일궈낸 소중한 결과다. 하긴 노벨상 따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쓰쿠바=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